죽어 천년을 살리라 1 - 안중근 평전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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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천년을 살리라 1> 소설은 <젊은 날의 초상>을 쓴 작가인 이문열 선생님의 작품이다. 10년 전 <불멸>이란 제목으로 안중근 의사의 삶을 소설로 펼쳤었다.


이문열 작가는 서문에서 <불멸>이라는 제목이 안중근이란 인물을 표현하는데 부족하다고 느꼈고 한동안 더 적절한 제목을 붙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안중근 의사의 추모식에서 중국인들이 반복하여 사용한 어구에 영감을 받아 <죽어 천년을 살리라>를 인용하여 제목을 새롭게 만들어 책을 재출간하였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안중근 가족이 호족처럼 살아왔던 청계동 살이를 했던 시대였다. 이때 백범 김 구 선생이 잠시 청계동 집으로 피신을 왔고 그 부모님들까지 청계동에 살게 되는 부분이 나오는데 백범 일지에서 읽었던 내용과 교차되는 역사적 사실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안중근 의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김구 선생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은 당연한 일이였다.


또 한 명 안중근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은 그의 아버지 안태훈이었다. 그는 5형제 중 3남이지만 전 가족의 리더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국가의 운명과 미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주도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나라를 위해 앞장서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죽는 날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삶은 젊은 중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족뿐만 아니라 안중근을 불꽃같이 살아가게 하도록 한 사람은 천주교 신부들이였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가 오히려 도둑으로 몰려버린 가족의 역경 속에서 피신처로 선택한 곳이 바로 천주교였다. 세례 신자였던 안중근은 오랫동안 천주교 신부들과 함께 했고, 그들을 통해 나라 밖 세력 싸움에 대해 넓은 식견을 얻게 되었다. 상해로 모든 가족의 거처를 옮기고 자신은 국내에서 항일 운동을 하려 했을 때도 유익한 조언을 했던 자도 바로 신부님이었고, 그의 조언대로 안중근은 해외로 거처를 옮기는 대신 민중의 교육에 힘을 쏟았다.


위인전과 소설의 큰 차이는 바로 이문열이라는 작가의 필력이었다. 그의 소설은 문학적 깊이가 있는 어휘들로 구성된 글로 책을 읽는 동안 사색의 시간을 가지게 했다. 또한 그의 취재 능력은 놀라웠다. 역사적인 인물을 소설이라는 책으로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폭넓은 연구를 해야만 한다. 그 연구의 결과를 생동감 있게 다시 스토리로 탄생 시킨 작가의 능력으로 인해 안중근이란 인물을 영화를 보듯 재미있게 알아 갈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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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마음을 읽는 법 - 개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아는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전행선 외 옮김 / 동그람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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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개의 마음을 읽고 싶어 한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그 심리를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초보 반려인들은 강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 행동을 더 강화시켜버리는 실수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개는 훌륭하다'와 같은 TV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개의 마음을 읽는 법>은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매력적인 책이지만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얇은 책은 아니다. 개의 인지와 행동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한 책이다 보니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이 책 한 권으로 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교수는 개를 이해하기 위한 첫 단계로 '개의 움벨트'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동물의 관점을 움벨트라 한다. 우리가 동물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동물이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동물이 세상을 바라본는데 이용하는 장비인 감각기관도 이해해야 한다. 개의 움벨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이다.





개는 우리처럼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코와 입천장에 있는 '보습코 기관'이라 불리는 기관을 통해 거의 냄새로 세상을 본다. 개가 악수를 할 때는 자신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공격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행한다. 일종의 복종 행위인 것이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개가 침을 가득 묻혀 뽀뽀를 하는데 이것은 애정의 표시가 아니다. 개의 조상인 늑대에게서 볼 수 있는 행동으로 사냥에서 잡아먹은 신선한 고기를 토해내게끔 하는 늑대들의 의도된 행동이다. 주인이 뭔가를 먹는 것을 보고 개가 뽀뽀를 했다면 음식물을 토해내달라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개의 움벨트를 이해하려면 '개의 의인화'를 멈추어야 한다. 개의 행동을 보고 사람의 생각을 넣는 경우가 의인화이다. 개가 주인의 신발을 물어뜯다가 발각되어 혼이 나면 자신의 잘못을 알고 기가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개에게 물어봐야 아는 것이다. 그냥 주인이 화를 내기 때문에 기가 죽은 것이지 자신이 신발을 물어뜯은 행동으로 혼이 나고 있는지 개는 모른다는 것이다.


개는 사회적 동물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동물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주인의 반응을 보고 반응할 뿐이지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는 '코의 동물'이다. 개들은 사람처럼 보거나 만져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리나 모든 사물을 냄새로 인지하고 구분한다. 수영장에 설탕 한 티스푼을 녹여도 그 냄새를 알아차릴 수 있다. 개는 후각으로 사람을 구분한다. 개는 개를 두려워하는 사람을 알아차린다. 그들은 두려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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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양장) 소설Y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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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7년

한반도의 많은 곳이 물에 잠긴다.

지구 온난화가 빙하를 녹였고, 서울의 아파트와 빌딩이 잠기고 사람들은 높은 산에서 살아가게 된다.

디스토피아가 무대가 된 소설 '다이브'.

창비 소설 Y 클럽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가제본 소설 대본과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설렘 가득찬 작가의 편지도 받았다.


구병모 작가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글의 전개 방식이나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 달랐다. 도대체 작가가 누구일까 궁금해하며 소설을 읽었고, 마침내 책이 출간되었다. '단요'라는 신예 작가의 작품이었다. 창의성이 뛰어난 작가의 다음 소설도 벌써 기대된다.




서울이 물에 잠겨서 노고산에서 살아가는 물꾼인 '선율'은 남산 물꾼 '우찬'과의 내기를 위해 물 속에서 진기한 물건을 찾던 중 큐브에 갇힌 '수호'를 발견한다. 사람이 물 속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고, 당연히 수호는 기계 인간이었다. 2038년에 데이터가 입력되어 인간 수호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기계인간이 '선율'에 의해 2057년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서울이 물에 잠긴 것은 15년 전. 수호의 기억이 끝난 2038년과 4년의 갭이 있다. 수호는 물꾼들의 내기에 전리품으로 나가는 대신 선율에게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을 찾아달라고 한다. 그렇게 둘은 잠든 과거의 기억을 찾아 물로 들어가게 된다.


소설 속에서 흔한 주인공의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가족을 잃었지만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의 우정과 연대가 부각되는 소설이라 재미와 울림이 있었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랑이 만들어낸 기계 인간 수호는 오히려 죽을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겨버리고 고통을 받았다. 수호는 선율을 포함한 노고산의 물꾼들을 만나 자유와 선택, 그리고 우정이 가져오는 따뜻함을 비로소 체험하게 된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어져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래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것, 결국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함을 소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물에 잠긴 서울의 대형 빌딩들 사이를 잠수하고 헤엄치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글을 읽으면서 정말 그런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두렵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가 물 아니면 불로 세상을 황폐화 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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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하고 밀당 중입니다 - 사춘기 딸과 함께한 날들의 기록
지모 지음 / 샘터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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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도 되었다가 천사도 되었다가, 순간순간 바뀌는 존재가 딸이다.

내 딸아이가 중1 때, 고데기로 살짝 구부린 일자 앞머리에 커다란 뿔테안경이 유행했었다. 학교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보면 내 자식을 찾는데도 한참이 걸릴 정도였다. 참다 참다 그 스타일 정말 안 어울린다고 한마디 했다가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었고 갈등의 골이 심하게 깊어졌던 경험이 있다. 사춘기 딸은 엄마의 말은 무조건 걸러버리고 친구와 선생님 말만 듣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딸아이를 기르며 감동해서 울기도 했지만, 화가 나서 울기도 했었다. 걱정과 분노로 잠을 설쳐본 적도 있다. 그러다 갈등이 해결되면 너무도 예쁘고 소중한 존재로 다가온 딸. 그렇게 딸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메모라도 남겨두었다면 지금 그 노트를 넘겨보며 추억을 짚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그 작업을 못했었다.


인스타에서 유명한 '지모'작가는 부지런히 딸과의 에피소드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어 자신과 다른 엄마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었다. 본업은 아트 디렉트지만, 계속 글과 그림으로 메모를 남기다 보니 SNS의 '지모'가 자신의 부케가 되었고, 책도 출간하게 되었다.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나는 그래도 그림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왜냐면 그림을 정말 못 그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내 눈에서 바로 하트가 쏟아져 나온다. 그림이 내 마음을 잘 드러내어주면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하고.




지모님의 책 <딸하고 밀당 중입니다>에 나오는 그림을 보며 '어쩜!', '아, 그랬었지!, 맞다, 맞아!'를 연발하며 책을 넘겼다. 그림이 특색 있기도 하지만 사춘기 딸과 격렬한 전쟁을 치러본 엄마의 경험이 담아져있는 글들은 정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염없이 늘어지고 끊임없이 미루고 초점 없이 멍 때리는 딸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입이 근질근질, 속이 부글부글 마음속 분노가 차오르는 게 느껴졌지만 퍽퍽퍽!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쳐봤다. 마음속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어 보았다. 참아보려고….

그러다 보니 내 가슴속에는 사리가 백만 개쯤 있는 것만 같았다.

가슴속 사리를 모아 엮으면 진주 목걸이 열 개는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p112







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누군가에게 얘기하며 풀기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이 책을 펴면 이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느끼게 되고 적절한 글과 그림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샘터 출판사의 물방울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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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7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수진 외 13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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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은 전국의 지역 아동센터와 그룹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에 관한 문예 작품을 공모하였고, 수상한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꿈이 자라는 방>을 펴는 순간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가 떠올랐다. 그 책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바로 어린이의 순수함이 가져다주는 마음의 정화였기 때문이다.


<꿈이 자라는 방> 또한 순수하게 자기의 꿈을 표현한 아이들의 글과 그림에 눈도 마음도 신선해지는 경험을 했다.




상을 받은 그림을 보면 제일 먼저 화려한 색채가 눈에 들어왔다. 옷을 골라 입어도 밝은 옷보다도 검은색과 무채색의 옷을 선택하는 어른이다 보니 아이들이 선택한 화려하고 밝은 색상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순수함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켰다. 그림 속의 아이들이 기대하는 세상은 긍정적이면서 밝고 아름다웠다. 그림 속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모두 너무 신나하고 에너지 넘쳐서 그림을 보는 사람도 아이들의 꿈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 했다. 왠지 이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만 해도 때묻은 어른의 부정적 시각과 우울함이 씻겨 내려갈 것 같았다. 걱정과 비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좀 바꾸어 보아야겠다고 다짐도 해보았다.






상을 받은 글에서 아이들은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어른들처럼 셈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번 시도하고 힘들면 바로 주저앉아버릴 것 같다는 나의 추측을 완전히 벗어나서, 저돌적이고 인내심 있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하는 고백했다. "실망하지 않을 거다,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라며.

책 한 권을 통해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의 꿈을 글로도 읽고 그림으로도 보며 순수함의 세상을 간접 경험하게 되다니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2022년 봄여름 물방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샘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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