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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탕달의 연애론 - 새롭게 쓰는
스탕달 지음, 권지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연애론의 원문을 모두 담고 있지 않다. 편집자의 말을 보면 독자에게 더욱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윤문하였다고 한다. 나는 연애론의 완전 번역본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약간 걱정이 되었다. 편집자의 의도대로 편집된 책이므로 실제 스탕달의 생각보다 더욱 우리에게 공감을 주기위해 다듬었을 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렇든 그렇지 않든 책 제목이 '새롭게 쓰는 스탕달의 연애론'이니 감안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읽어내려갔다.
책의 띠지부터 매력적이다.
'사랑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준비하라. -소설가 이외수'
사실 '이외수'라는 말에 더욱 끌렸던 책이기도 하다. 책의 디자인도, 무게도, 크기도 마음에 들었으나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은 건 뭐니뭐니 해도 추천사였다.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에서 작가가 된장남과 된장녀를 묘사한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또 다시 등장하면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설파하고 있으니 더욱 인상깊을 수밖에.... 큭큭거리며 감탄했다.
본문을 읽어가는데 이외수님이 추천한 이유도, 새롭게 다시 책이 출간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스탕달... '사랑의 연금술사'라는 칭호를 달고 다닐만 했다. '와- 신기하다!!', '아니 이걸 어떻게 잘알아?'
읽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던 책이다. 200년 전의 그가 말한 연애론이 현재의 연애와 일맥상통한다. 연애 패턴 등은 그렇다 치자. 남자의 심리도 그렇다 치자. 허나 여자의 심리 또한 매우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공감한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사랑'은 '잘츠부르크의 나뭇가지'라니.... 이런 감성적인 표현은 어떻게 만들어내는 걸까? 여성을 어찌나 잘 아는지... 여성의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 또한 예리하다. 그 시대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시대를 초월한 연애개론서라고 해두면 좋겠다.
위에서도 말했듯 원문을 읽어보지 않아 뚜렷한 비교를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새로 개정된 이 책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느낌은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주 독자층으로 삼지 않았나 싶다. 이별의 아픔에 매우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살짝 이외수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가 생각났다. 왠지 두 책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
잘츠부르크의 소금광산 깊은 곳에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를 던져 넣어두고 서너 달쯤 뒤에 꺼내보면 나뭇가지가 온통 반짝이는 소금 결정들로 뒤덮여 아름답게 빛난다. 소금 결정이 원래의 평범한 나뭇가지를 가려 다이아몬드 가지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사랑이 태어난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를 최대한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첫번째 '결정작용'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