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3년이라는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많이 깨달았다. 다른 사람 흉도 많이 보고 나도 아마 입방아에 많이 올랐을 것이다. 집에서는 형제와 부모님과 다투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관계로 머리아파 하기도 하고, 아직 사회 생활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소위 '작은 사회'라 하는 대학 생활도 쉽지만은 않다. 수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깨닫는건 사람과 관계 맺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와 함께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면 수많은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는 '나'...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멋있게, 폼나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 사람은 고생하고, 노력하고, 고민하며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내가 해 왔던 고민들과, 개인적인 고민에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갈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해 온 것이 아니었기에 한편으론 위안이 되기도 했다. 주로 주위사람에게는 말 못할 고민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인간은 남에게 좋게 보이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그리 쉽게 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내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남에게 쉽게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심리적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 작가는 그런 문제 상황과 함께 정신분석적인 측면에서 심리상태를 해석해주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각자 나름대로의 생존법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는 주위에서 들은 유머를 이용하여 그것을 말 해 주고 있다.


 처용이 달 밝은 밤에 늦게까지 노닐다가 집에 돌아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네 개이다. 그 상황에 대해 혈액형 별 대응 방법을 살펴보면,
 O형 처용 : 도끼를 집어 들고 뛰어 들어간다.
 A형 처용 : '내 잘못이야'라며 돌아서서 운다.
 B형 처용 :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경찰에 신고한다.
 AB형 처용 : 방 문에 구멍을 뚫고 몰래 훔쳐본다.
 진짜 처용 : 본디 내 것이지만 잃은 걸 어쩌겠느냐고 노래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음.

 이 유머는 우리의 생존법을 한 가지씩 대변하고 있다. O형 처용은 자신이 전적으로 선하고 모든 잘못은 상대에게 있다고 믿는 분열과 투사 방어기제를, A형 처용은 전형적으로 피학-우울적 성격 구조로서 타인이 자기를 비난하기 전에 먼저 제 발등을 찍어 비난을 동정으로 바꾼다. B형 처용은 회피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문제를 인식하긴 하지만 그것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여 해결하기보다는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은 갈등 현장에서 빠져나간다. AB형 처용은 반동형성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고통스러운 상황을 즉각 쾌락이라는 반대 감정으로 전환시킨다. 진짜 처용은 승화라는 방식을 채택하여 내면의 분노와 상실감을 춤과 노래라는 무화적이고 의미 있는 행위로 표출한다.

 이러한 각 사람마다의 특징, 즉 그 사람도 나도 많은 유형의 사람들 중에 한 명임을 생각하고, 그 사람만이 가진 특성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보통 내가 가진 기준으로 남을 바라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만일 나라면, 이기적으로 남에게 기대만 하던 내 자신이 조금씩 변해가고 남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보일 때 내가 매우 자랑스러워 어쩌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점은 나의 마음을 많이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좋든 싫든 표현 하지 않아 마음을 알 수 없으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오해가 생기고 꽁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쉬운일은 아니지만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게 되면 소통이 원활해져서 오해는 덜 생기기 때문이다. 작가가 사람들에게 공감하여 자신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여 책으로 다가오고, 나도 작가의 마음을 전해 받아 내가 느낀 것을 이렇게 표현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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