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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상점 1 - 귀하고 신기한 물건을 파는 지하 37층 ㅣ 귀신상점 1
임정순 지음, 다해빗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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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순 작가는 어린이 문학 작가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신화와 고전문학을 재해석하여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귀하고 신기한 물건을 파는 지하 37층 귀신상점』은 고대 한국 신화 속 ‘삼승할망’이 현대에 환생하여 슬픔과 갈등을 겪는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고전문학과 신화를 바탕으로 독특한 물건들과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제공합니다.
명진국의 공주이자 고대 신화 속 ‘삼승할망’이었던 명진아씨는 현대에 환생하여 지하 37층에 위치한 귀신상점을 운영합니다. 이곳에서는 인싸 여우눈알안경, 춤추는 빨간양말, 용비늘 파우치필통 같은 신비한 물건들이 팔리며, 대가로 어린이들의 눈물을 받습니다. 눈물로 탄생한 구슬은 명진아씨의 비밀 꽃밭에 거름이 되어 시든 꽃들을 다시 피우며, 어린이들의 성장은 꽃으로 상징됩니다.
각기 다른 고민과 슬픔을 가진 단우, 동찬, 피오 등 주인공들은 우연히 귀신상점을 방문하게 되고, 신기한 물건들과 명진아씨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마주하며 한 뼘 더 성장하게 됩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명진아씨가 눈물을 대가로 받는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이야기가 아니라, 눈물이라는 감정을 통해 상처를 마주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떨어진 눈물 구슬이 꽃밭의 거름이 되어 시든 꽃들을 피운다”는 장면은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솔직히 드러내고 치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또한,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 하나하나가 고전문학 속에서 차용된 설정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들이 선택한 물건을 통해 겪는 사건들은 마치 한국 신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 같아 신선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이야기의 결합이 훌륭히 이루어진 점이 돋보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동화를 넘어, 고대 한국 신화와 문학을 매력적인 방식으로 현대화하여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판타지적 요소와 결합하여 쉽고도 흥미롭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명진아씨의 “모든 고통은 성장을 위한 신성한 경험”이라는 메시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각자의 ‘지하 37층’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결국엔 더 단단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책은 어린 독자들에게 단순히 슬픔이나 갈등을 외부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내면의 힘으로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상처를 통해 얻어지는 깨달음과 성장의 가치를 이토록 창의적이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귀신상점』은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와 교훈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낸 동심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한국 고전문학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며, 독자들에게 우리 문화의 가치와 독특함을 친숙하게 전해줍니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성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함께 읽는 독서 시간을 통해 더 큰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