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보낸 편지에 괴로움 말하려다               欲作家書說苦辛

흰머리의 어버이가 근심할까 염려되어,        恐敎愁殺百頭親

그늘진 산 쌓인 눈이 깊기가 천 길인데          陰山積雪深千丈

올겨울은 봄날처럼 따뜻하다 적었네.             却報今冬暖似春

 

::: 이안눌(李安訥), 기가서(寄家書)

 

멀리 떨어져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한통 드리지 않는 내가 오늘은 학교가는 지하철에서 무심히 어머니께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문자메세지를 돋보기가 없으면 잘 읽으시지도 못하고 문자메세지를 보내실 줄도 모르시지만 항시 광고 문자만 받다가 뜬금없이 내 문자메세지를 받으면 무척이나 흐뭇해 하신다고 동생이 귀뜸해주었기에...)

숙제를 하느라 몇 일 밤 잠도 잘 못 잤는데 아무 내색 없이 안부를 전했다.

그 해 겨울 눈이 그리도 많이 내렸는데 봄날 같다고 태연히 말하는 소자의 마음이 어찌나 감동적인지...오래오래 나도 행복한 거짓말을 부모님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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