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이 있습니다.

비온 뒤 여기 삐쭉 저기 삐쭉 죽순이 땅을 뚫고 나오듯 어떤 일이 예기치 않ㄴ게 많이 일어나고 순서 없이 벌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대나무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몸집과 키가 정해져 있답니다.

대나무의 직경은 처음 죽순의 크기가 자신의 몸집이며,죽순 속에 감춰진 마디의 수가 앞으로 자랄 자신의 키입니다.

어린 죽순을 호기심에 열어보고 수많은 대나무의 마디가 이미 그 속에 있음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그 뿌리에서 죽순의 모습으로 땅을 뚫고 나오기까지 4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일단 땅을 비집고 나온 죽순은 대나무로 성장하기까지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자가 자라기도 한답니다.놀라운 성장력이지요.땅을 뚫고 나오기까지의 오랜 시간,힘들고 지루하고 그래서 포기하고도 싶은 시간이었겠지요.하지만 대나무가 지닌 무서운 성장속도는 바로 땅 속에서 지낸 인고의 시간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그 인고의 시간 동안 최대한 뿌리를 넓게 뻗고 자양분을 빨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 긴 나무를 버티게 해주는 것 또한 죽순의 옹골찬 마디입니다.그 짧고 단단한 마디에서 강인함이 나오는 것입니다.

기다림은 아름답습니다.

 

...1년전 이맘때 이 글을 읽었을 무렵 나는 지루하고 추하기 짝이없는 기다림에 지쳐버렸을 때였다.하지만 이제는 안다.동일한 시간의 흐름을 두고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가 그 아름다움의 척도가 된다는 것을...

2004년,나는,기다림의 미학을 절실히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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