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지나고 보니...늘 숨이차서 헐떡 거렸던 나는 줄곧 먼 허공을 애처롭게 응시할 뿐이었다. 

내 자신을 돌아볼 넉넉함도 내 주위의 많은 것들을 헤아려볼 너그러움도  상실한 채 무엇에 이끌려 쫓기듯 여기까지 왔는지...지금 이 시간 내게는 공허감...허무감...적막감...상실감...이 한숨과 뒤엉켜 흩어질 뿐이다.

...

내가 하는 일들이 여전히 위태로웠고 낯선 이곳에 홀로 서게된 나는 지극한 외로움에 시달렸으며 이제는 무뎌질법한 내 실존에 대한 혼란스러움은 금방이라도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것만 같았다. 

앎과 삶 대한 열정은 무덤덤해진채로 때로는 능력의 한계에 절망하기도 했으며 또 목적을 상실한채 여러날 방황하기도 했으며 그러다가 묵묵히 살아가는 날이 어느날 허락되기도 하였으며 그런 기나긴 침묵의 시간속에서 사람이 무척이나 그립기도 하였다.

친구의 소개로 만날 뻔 했던 그러나 결코 닿지 않았던 인연으로 만나지 못했던 그 친구에 대한 헛된생각들로 봄 여름이 지나갔고...

늦여름에서 짙어가는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절대 만나지 말았어야 할...그분에 대한 하염없는 생각들로 밤잠을 뒤척였다.

참으로 무모하고 허망한 일들을 가슴 가득 안고 살아왔던 나는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에는 그 모든 것 털어버리고 내게 죽어도 허락되지 않았던 그 안타깝고 서럽던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체념의 지혜를 품고 살았으면 한다.

...

푸른 바람 쌩쌩 불어라...

아직 마르지 않은 내 눈물 모두 가져가 버리게...

...

기억하라,노 프라블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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