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없이 마음만 버거운 여름이었다.
적막한 달빛 아래 걸음을 멈추고 긴 한숨을 내쉬어보아도
외로운 별 하나에 힘껏 뛰어올라 간절한 소망하나 걸어보아도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여름날 밤에 뒤척이는 나였다.
실구름 드리워진 아찔한 하늘도
섧게 붉은 잔인한 저녁해도
내안에 문신처럼 깊이 박힌 그의 기억을 앗아가지 못했다.
... 사랑...이었을까...?
......바람...이었을테지......
가을이었다.
가을이왔다.
바람이분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었다...
"제발 이 가을, 물기 마른 낙엽과도 같은 매마른 감성을 제게 허락하소서. 한줌의 미풍에도 나는 그를 모른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