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파트 14층 이곳 창밖에 하얀 솜털이 한가롭게 비행을 한다.

까닭없이 외로운 내 앞에 아른아른 거리다 이내 저 먼곳으로 유유히 달아나버린다.

 

 

::: 조지훈, 민들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距離)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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