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내 책방을 오늘 살포시 방문하고 돌아간 사람은?
...오늘은 그나마 조금 특별한 날이었다.대단히 특별한 날은 아니고 일상에서 얻게되는 조촐한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말이다.
아침에 지하철에서 후배를 만나 숨이 차게 이야기를 하고 오느라 지루하지 않았으며(평소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런 날이 가끔씩 있다는 것은 퍽 즐거운 일이다.)
점심때는 또다른 후배로부터 수첩(학교 자체에서 만든 2004년도 수첩.마침 사려던 참이었는데...)을 선물 받았으며,
집에 가는 길에 내가 생각나서 전화 해주는 친구(수업중이어서 받을 수 없었지만...그래도 어찌나 고맙던지...)가 있었고,
나에게 약간의 도움을 구하는 친구의 부탁을 거뜬히 들어줄 수 있었고(특별한 것은 아니고 도서관에서 전화를 받으러 여러번 들락날락 거렸던 것!그러나 그 친구가 나와 함께 계절학기를 듣고 싶었다라는 얘기를 듣고 무척 흐뭇했다!)
가끔 나를 기억해서 일하느라 오늘처럼 분주한 가운데에 일부러 전화를 해 주는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고(오늘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너랑 전화 통화를 하면 기뻐.유난히 반갑게 받아주거든.목소리에서 이미 느껴져..."...나도 모르는 사실이었다.그렇지만 난 진심으로 기뻤다.그 친구 역시 바쁠텐데 내게 전화도 해 주고...반면 나는 마음과 달리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미안,친구야!)
교직 과목 수업때 몇 주동안 캠코더 설치를 하느라 수고했다며 선생님께서 초코바를 주셨다.(내가 초컬릿을 좋아한다는 아니 사랑한다는 것은 내 주위 사람이면 모두 다 알것이다.하지만...이번에는 마음만 감사히 받고 아는 후배에게 과감히 주었다.최근에 심각한 우울증과 외로움을 치료하기 위해 초컬릿을 과다 복용 했더니...흑!그래도 매일 매일 나를 유혹하는 핫초코와 그 밖의 초컬릿이 첨가된 무수한 과자들을 뿌리치느라 곤혹스럽다...)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
화려한 대형 책방도 참 많은데 나의 구멍가게 책방을 찾아준(나의 지인일까?) 두 분으로 인해 잔잔한 기쁨이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
오늘 하루도 감사했다고 당신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