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리 서 있을 기운조차 없고 책을 볼 여력조차 없는 것일까?

마음에 병이 난 걸까...?

지난주에 내 친구 이양을 만나고 와서도 그랬고 어제 또다른 친구 박양을 만나고 와서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route 차단, 一直沒有('줄곧 없다'라는 중국어 표현.그러나 이양은 줄곧을 가리기는 一直이라는 단어를 어찌나 강조하며 길게 늘여빼던지...그 답답함을 나도 알기에...)라는 명언을 남긴 이양의 말에 포복절도하고 난 다음에 내 눈가에 맺친 그 방울은 무엇이었으며...

남자가 고프다...라는 조금은 도발적이고 절박한 하소연을 남긴 박양의 말에 순간 섬뜩했지만 이내 번지는 내 입가의 씁쓸함은 무엇이었을까.

김양과의 안부전화 끝에 서로에게 언제나 건네는,뻔한 대답을 알면서도 끝내 던지고 마는 최후의 한마디,별일 있냐...?라는 서로의 물음에 어제도 서로,별일 없어...라고 대답하고만다음 나오는 긴 한숨...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갈수록 잘 알것 같다.

안양과 차를 함께 마시며 나누는 대화 끝에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어...라는 고루한 다짐을 그다지 믿지 않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나는 이제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갈수록 잘 알것 같다.

스물다섯살의 이양,박양,김양,안양...

그녀들의 감추어진 슬픔이 무엇인지 나는 잘 안다.

그 슬픔을 알아 차려버렸기 때문에...그래서 난 병이 난 거다.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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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소녀 2004-02-1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난...혼란스럽기만 하다.
...희망을 품는 일 자체가 위태롭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