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죄 죽이기 - 삶 속에서 죄를 죽이기 위한 9가지 방법, 개정판
존 오웬 지음, 김창대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존 오웬의 책이기 때문에, 오직 그 이유 하나로 읽고자 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청교도적 신앙’의 색깔을 추구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보수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앞에서 더 많이 깨질 수밖에 없다. 근래에는 한국에서 가장 청교도적인 설교를 하는 김남준 목사님의 설교를 많이 찾아서 듣는다. 심령을 후벼 파내는 영적 각성을 주고 말씀에 깊이를 체험하는 은혜에 많이 닿기 때문이다.



청교도적 신앙은 예수 믿어 잘되고 이런 저런 복 받아 살다가 편안히 천국 가는 삶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복음의 본질로 깊이 들어가서 예수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확실히 믿고, 구원받은 삶에 요구되는 신자의 자세, 신앙의 성숙과 순수, 영적 싸움. 그리고 사명에 대한 순종 등 그야말로 ‘택함의 은혜를 얻은 믿는 자의 삶’이라는 것에 대해 ‘가차 없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죄’다. 과거나 지금이나 시대의 타락을 목도하면서 또 겪으면서 사는 이 세대 성도에게 ‘죄’란 너무 무겁고 피하고 싶은 주제다. 죄가 만연한 시대이니 거기에 묻혀서 ‘세상 죄의 심각성’만 생각하고 정작 하나님 앞에서의 ‘내 죄’에 대하여는 무감각해지거나 무관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내 경우다.



그래서 더 이런 책은 꺼리게 된다. 주일 강단에서 듣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죄에 대한 이야기. 무엇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이 ‘죄에 대한 싸움’은 얼마나 많은 영적 소모전을 일으키는지 모른다. 설령 성령의 은혜로 가슴을 치는 통회의 기도를 올리고 자유함과 영적 회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반복되는 죄를 향한 미끄러짐은 ‘답이 안 나오는’ 자신을 바라보며 체념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끔은 죄라는 인식을 아예 ‘외면’하면 하나님도 슬쩍 눈감아주지 않을까 하는 개념 없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순간적인 죄의 미혹이 나를 속이고 무너뜨리기에 내 신앙적 토대는 너무 간단·미약하다.



이 책은 죄를 정의하고, 죄를 죽여야 하는 성경의 명령들을 끄집어내고, 죄를 죽일 수 있는 원리와 방법을 나누며 그것을 위한 성도의 의무와 자세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의 타겟이 ‘성도’라는 점이다. 어영부영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이 아닌 진짜 신자들이 ‘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기에 거듭 ‘성도’라는 말로 독자층을 한정한다.



3가지 지침, 9가지 방법 이라는 타이틀로 이러저러한 말을 하고 있지만, 책은 그냥 쭉 읽으면서 성경이 가르치는 ‘죄의 속성’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다. 일단 ‘적극적’으로 죄와 싸울 마음을 얻게 된다. 계속적인 ‘적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죄의 속성이 성도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독자 스스로의 영적상태를 점검하게 한다. 얼마나 많이 찔리고 걸리는지, 지금까지 ‘죄’에 대해 너무 안일했음을 절감한다.



그러면 죄로 인한 찔림이 하나님의 징계의 손길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자신의 마음과 행동 양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죄의 덧에 걸려 괴로워하기 전 당신의 영혼의 상태는 어떠했는가? 당신은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과도하게 자신만을 위해 살지는 않았는가? 당신에게 회개하지 않은 죄가 있지는 않았는가?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옛 죄를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고통을 주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혀 새로운 죄를 짓도록 허락하시기도 한다.

너무 죄의 고통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 고통 뒤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당신이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아니면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도록 당신에게 은혜로 주신 기회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p. 131)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을 항상 그런 분노로 대하신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하나님이 당신을 그와 같은 식으로 다루어 당신의 양심으로 하여금 당신의 죄를 증거케 만들 때, 그 하나님의 징계의 손길은 당신의 영혼에 매우 큰 고통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죄를 짓는다면 당신은 이미 강퍅함에 사로 잡혀 있다는 방증이다. (p. 141)



읽다보면, 성도로서 고도의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언어들이 발견된다. 이 책은 죄 때문에 밤새 울어도 보고, 가슴 찢기는 통곡도 해보아 회개를 경험한, ‘보혈의 은혜를 받은 성도’만이 깨달을 수 있는 말씀이 가득하다. 그리고 ‘믿는다는 오만함’으로 저지를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일일이 거론한다.



읽으면서 줄 칠 가르침들이 한바닥이었다. 특별히 하나님을 묵상하는 성도의 자세에 대한 말씀이 아주 명료했다. (p. 165-173) 개인적으로 너무 적절한 시기에 죄에 대해 깊이 깨닫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죄에 대한 어떤 타협도 용인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책이 가진 뉘앙스에는 조금의 ‘야들야들’한 융통성도 없다. 그저 말씀 그대로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17세기 초의 설파되었던,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확고한 청교도신앙의 색깔을 만났다. 그래서 더 많이 나를 깨지게 했던 책이다.



‘죄’를 죽이는 경지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만큼 신앙생활에 헌신적으로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단순하지 않은’ 방법들을 여러 가지로 나열하고 있다. ‘헉’소리 절로 나는 신앙을 견지해야 ‘죄’를 분별하고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성령이 도우시는 은혜’만이 가능한 길이다. 구별되고 거룩한 길로 나아가기 위해 늘 죄를 죽이는 신앙을 펼쳐가야 하는 나에게는 지금, 십자가를 묵상하며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를 더 깊이 깨달아야 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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