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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즐거움 -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혼자서 하는 활동을 즐기는 편이다. 극장에, 갤러리에, 콘서트홀에, 식당에, 카페에 혼자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고, 짝짝이 손잡고 다니는 인파속에서 ‘나 홀로’임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머리에는 늘 잡생각이 부글부글 끓어서 걸을 때 혼자 공상을 하는 게 습관이 되어있고, 걸음은 어찌나 빨빨대는지 경보연습이나 하는 것 마냥 속도를 낸다. 이러니 뭐, 혼자 있기 때문에 외롭거나 뻘줌 해 할 인간상은 아니다.
이 책은 앞으로 혼자 살아갈 나를 위한 조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나눠주기를, 특히 여자 혼자 살아갈 때에 어떤 부분에서 즐거움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저자는 사라 밴 브레스낙. 25년간 일간지 기자로서 일했고, 여러 일간지에 칼럼을 싣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아이와 남편이 있는 가정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 책은 <뉴욕 타임스> 12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30개국에서 출간되어 700만 부 이상이 팔린 밀리언셀러이다.
<혼자 ‘사는’ 즐거움>이 아닌 <혼자 ‘있는’ 즐거움>이 더 어울리는 제목은 아닐까. 책 내용은 ‘혼자 사는 여자’를 위한 조언이 아닌,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한 후 어떻게 써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떻게 보면 ‘혼자’라는 단어보다는 ‘사는 즐거움’이란 단어가 더 중점적인 내용이지 싶다.
총 79가지의 타이틀을 설정하고, 무엇을 ‘하기’ 추천함으로써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을 쓰게 한다. 이 책의 핵심은 ‘소소한 행복 추구’이다. 작은 것으로 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내면을 기르고, 일상 속에서 자아를 축내는 것들을 놓아버리도록 이끈다.
살아가면서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건 무엇일까? 결핍이다. 우리는 날마다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기진맥진해 있다. 결핍이 이끌어가는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우울증과 상실감을 던져줄 뿐이다. 이 같은 비관에 젖기 쉬울 때 가장 지혜로운 처방이 곧 눈의 눈을 뜨는 것이다. (…) 오롯이 자신과 독대하고 있다 보면 우리가 진정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결핍이 접근할 수 없는 내면의 평화였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p. 23)
이 책의 목차들을 훑어보건대, 저자가 추천하는 즐거움을 누리려면 애초에 좀 소녀적 감성이 충만해야 한다. 세파에 찌들어 ‘혼자 살다보면 다 곰팡내로 충만할 뿐이야’로 시니컬해지면 이 내용은 자칫 비웃음거리로 전락할만한 유치함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미래 때문에 불안하거나 확신이 없다면 빛과 사랑이라는 양날의 칼을 들어야 한다. 용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모험은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라.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에서 늘 그렇듯이 탐험이 끝나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이다. (p. 59)
혼자 있는 시간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조언들이 풍부하다.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저자의 실제경험담,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언어들이 마음을 울렸다.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정신세계를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삶이 가라앉는 순간 어떻게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지도 배운다. 저자가 내미는 소박한 행복의 정신으로 진정한 자아의 삶을 가꾸어낼 수 있도록 독자의 생각을 따뜻하게 이끄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