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8월 11일 현재 영국에서 폭동사태가 나흘째 계속되면서 전 세계적인 뉴스로 전해지고 있다. 런던에서 시작한 사소한 소요가 런던 중부와 웨일즈 지역까지 번지면서 순식간에 천백여명이 체포되고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저 조용하고 점잖던 나라가 순식간에 무법천지의 삼엄한 도시로 변모하면서, 한국의 런던 여행객도 강도에게 물품을 빼앗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혼의 원기회복을 위해 떠난 혼자만의 여행에서 저런 불상사를 만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다시 한 번 여행에 발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로서 한 번쯤 떠나야 할 곳이 있을까. 저자는 100곳을 소개하고 있다. 아이고, 언제 다 가 볼 수나 있을까 싶지만, 100여개의 국가가 아닌 100여개의 장소이다. 20여 개 국의 나라와 네 개의 주를 제외한 미국 전역을 돌면서 저자가 소개하고 싶은 곳을 자유분방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여행가이며, 세계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대단한 듯, 타고난 여행가라고 자칭한다. 여행 칼럼니스트로서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라티나 매거진>등에 기고를 하고 있고, 저서로는 가 있다.



책은 총 9개의 낭만적인 테마를 가지고 여남은 개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저자가 여행한 장소들을 담고 있지만, 간행이 아닌 소개 서적이다. 같은 국가라도 특정 장소에 따라 저자가 추천하는 이유가 다르고, 한 가지 주제에 여러 나라의 비슷한 장소를 소개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잡지에서 장소 홍보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간결함은 있으나 자세함이 없고, 그냥 간략한 소개책자의 문구와 홍보 이미지를 접하게 되는 정도로써만 작용한다. 어떤 감성을 느끼기보다 정보적으로 ‘이런 곳이 있구나’, ‘이런 축제도 있구나’ 하고 느끼면 바로 다음 여행지로 넘어간다. 대체로 한 챕터에 3~4페이지가 할당되어있다.



각 챕터마다 information이라는 섹션을 마련, 그 장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어느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되는지, 누구에게 메일을 보내면 되는지’ 간략한 주소를 적어 준다. 물론 여행을 계획한 이들에게는 저자의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가 이때까지 어느 정도 여행을 했고, 어디를 찍고 돌아다녔는지 기록해 둔 것 같고, 그저 차 한 잔 마시면서 ‘거기? 그런 데잖아~’ 하고 한 마디 해놓은 것 같다. 서적으로는 텍스트의 질이 많이 빈약했다.



책에 사용된 제지의 질감이 좋고, 넉넉하게 채워진 풍경이나 그 고장 특유의 분위기를 담은 사진 수록이 좋았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여자로서 여행가기 앞서 살펴야 할 주의사항’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부분은 참 유용하고, 저자만큼이나 여행에 내공이 있으니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가보고 싶은 곳은 있었으나, 글 자체에서 독자에게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많이 부각시키지는 못하는 서적이라는 느낌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여자라서 가봐야 하는 곳’이라는 느낌보다는 자연에의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누구에게나 동경이 될 만한 곳을 많이 추천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여행에 자부심 넘치는 여행가로서 얄팍한 소개서보다는 좀 더 독창적이고 재밌는 여행이야기로 독자들을 이끌지 않았다는 점에 아쉬움이 깃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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