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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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동전의 양면성’. 둘 다 쉽게 쓰는 용어들이다. 지배적인 관념 너머에 공존하는 형태나 성질을 볼 줄 아는 혜안, ‘확신’의 뒷면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법적 지식에 문외한일지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상식적인 수준이고, 사실 법의 잣대보다는 사회정의의 관념적 테두리를 더 생각하게 된다. 다양한 사회이슈에 밀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이 한겨레21에 실렸던 칼럼을 토대로 엮은 것이기 때문이다.



확신의 함정이라는 표제답게 이 책은 전체적으로 확언을 통해 결론에 다다르고 있지 않다. 독자 스스로의 의견을 묻는 식의 전개가 주를 이룬다. 상반되는 관점을 균형 있게 소개하지만, 내가 볼 때 저자는 분명히 어느 한 편에 서 있다. 소수의 의견에 서 있던지,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던지.



간간이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주제도 있다. 간통죄, 성매매 특별법 등 성적인 부분에 민감한 사항에서 자신의 뚜렷한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의외일 수도 있으나 건강한 소신을 가진 주장이기에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또한 폭력이 양산하는 문제점들을 비판어린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는 확신의 함정이라는 제목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저자는 선을 그으며,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나는 체벌에 반대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반대하는 정도를 넘어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보면 화를 참기 힘들다. (…) 그래도 체벌 찬성론에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체벌이 우리가 사는 사회를 폭력사회로 만든 가장 큰 주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 78)



일단 재밌다. 주제와 관련된 작품 하나씩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수하고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별했다. 또한 그 작품이 가진 관점과 그 작품을 주제에 끌어와서 풀어내는 공감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법과 정의를 쓰겠다는 현직 변호사의 논조 또한 일반인들을 초점으로 했기 때문에 페이지는 금방금방 넘어간다.



그닥 ‘함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책은 아니다. 읽으면서 함정에 빠진 것 같은 생각의 난잡함은 없었다. 미스터리 소설 같은 장르에서 쓰이는 ‘함정’이라는 장치를 생각한다면, 이 책의 함정이라는 의미는 좀 김빠지는 게 사실이다. 그냥 주제에 대한 관점이 갈릴 수 있다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엉뚱한 생각을 좀 하자면 작가가 참 청년 같다. 나이에 비해 글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젊고 그래서 교수로서는 젊은이들과의 소통이 보다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그러면서도 드러내지 않는 깊은 맛이 있는 분인 것 같다. 그래서 저자 스스로가 풀어내는 소설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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