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나무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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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에게 책을 보여주면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먹이다. 학창시절에 만나는 지긋지긋한 시험은 어벙한 소년을 까막눈으로 만들곤 한다. 나는 산에 가면 까막눈이다. 딛는 것은 흙이요 보이는 것은 생물이니, 푸른 것은 이파리고 나머지는 줄기로구나. 하게 된다. 이래서 서울 촌년은 어디 못 간다.
 
진선북스에서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고 있는데, ‘쉽게 찾기도감시리즈라고 불러도 되겠다. ‘야생화 쉽게 찾기’, ‘나무 쉽게 찾기’, ‘곤충 쉽게 찾기등이 있다. 이 모든 시리즈의 저자는 윤주복이라는 식물생태사진가의 저작이다. 이 책은 열대나무의 사전이다. 생전 다 보지도 못할 많은 열대나무들이 자세히 소개되어있다.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이 먼저 소개되어있다. 잎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다양하다. 5장으로 나뉘어 있다. 열대 나무이기 때문에 넓은잎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고, 그것을 높이로 구분하고 나서 잎의 모양으로 다시 나눈다. 야자나무나 바늘잎나무도 자세하게 나와 있다. 코팅지에 선명한 사진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최신 나무도감사전이다.
 
책이 상당히 컬러풀하고, 사전답게 정확하고 상세한 사진이 많이 곁들어져있다. 예를 들어 한 그루의 식생도 잎의 앞뒷면과 가지와 줄기와 열매와 전체적인 모양 등 여러 가지의 특징을 잡아 소개하고 있어 신기함과 다양함을 느낀다. 이 신기함이라는 것은 벌써 오래전에 느꼈어야 하지 않나 하고 쑥스러운 면이 없지 않으나, 이제라도 안 게 어디냐 싶은 나는야 서울처녀다.
 
초등학교 생물시간에 광합성하고 있는 교목의 잎을 만지면서 느꼈던 생동감이 여기에 실려 있다. 이 나이에 우와~’ 하면서 보는 것이다. 특이해서 생소한 것도 많고, 이름이 예쁜 식생도 많다. 그 중 아나토라는 물감을 생성하고, 립스틱의 원료로 사용되는 붉은 열매의 립스틱 트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밝고 노란 열매로 달콤한 과일이라는 말레이시아 원산의 람부딴의 맛이 궁금했다.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답게 책은 크지 않다. 배낭에 짊어지기에 부담이 없다. 중남부 어느 나라를 여행가더라도 꼭 지니고 다녀야 할 필수품목이라고 본다. 그리고 직접 이 식물들을 보기 위해 양평에 위치한 들꽃 수목원을 방문해 책과 실물을 비교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무덥고 비 많이 오는 여름에 열대식물들을 만나니 그 짙은 푸름이 독자에게 주는 생기가 꽤나 시원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식물들을 자세히 배울 수 있는 행복한 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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