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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 - 신커티그 섬의 안개, 뉴베리 영예도서
마거리트 헨리 지음,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1년 6월
평점 :
작가는 마거리트 헨리. 1902년 미국 출생이다. 병약한 몸으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냈고, 그 때문에 독서를 많이 했다고 한다. 11세에 첫 단편을 썼다. <미스티>와 <Justin Morgan Had a Horse>라는 책으로 ‘뉴베리 영예상’을 수상했고, <바람의 왕, 고돌핀>으로 ‘뉴 베리상’을 수상했다. 뉴베리 상은 해마다 뛰어난 아동도서를 쓴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아동도서 작가로는 아주 명망 있는 작가이다. 그리고 특히 동물을 주제로 한 책들이 집필의 주를 이룬다.
책은 먼저 남미대륙개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 범선이 말들을 싣고 페루로 향하다가 큰 태풍을 만나서 무인도에 좌초된다. 사람은 다 죽고 말들만 살아서 무인도 야생마가 되어갔다. 신커티그 섬을 둘러싸고 있는 그 무인도의 이름은 아사티그. 그리고 겹겹의 세월이 흐른다. 그리고 아사티그는 무인도라기보다는 야생마의 천국이 되어있었다.
신커티그 섬에 사는 폴과 마우린은 마구간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밑에서 자란다. 동네의 잡일을 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아 100달러를 만들었다. 매년 아사티그의 야생마들을 포위해서 신커티그로 넘어오게 만드는 장관을 연출하는 말몰이 축제가 열린다. 그 후에 큰 마시장이 열리는데, 폴은 팬텀이라는 말을 갖고 싶어서 혈안이 되어있다. 그 말은 야생마들 중에서도 자유를 좋아하는 말이기에 길들이기가 쉽지 않다.
폴은 말 포위작업에 나가다 우연히 팬텀의 새끼를 보게 된다. 그는 새끼망아지에게 ‘미스티’라는 이름을 준다. 그래서 팬텀을 잡아 마시장에 넘겼으나, 구매에는 한 발 늦는다. 그러나 먼저 산 구매자가 포기를 자처하고, 폴은 기쁜 마음으로 팬텀과 미스티를 사 들인다. 그러나 아사티그에서 외치는 종마의 울음소리는 팬텀에게서 야생마로서의 자유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팬텀은 새끼를 두고 아사티그로 떠난다. 미스티는 어미 없는 신커티그에 완벽 적응한다.
실화라는 점에서 따뜻하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소재가 동화적인 측면은 있지만, 소설적인 극적 긴장감이랄지, 흥미진진하게 엮어져가는 맛은 덜하다. 활자나 흑백 삽화 등의 디자인은 독자 연령을 감안하여 제작되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끌어낼 수 있을까.
간결한 소설을 통해 미국 남동부의 말몰이 축제의 장관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야생마의 입장에서는 팔려가기 위한 인간의 술책이기에, 동물학대의 측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다.
실화를 다루는 어려움을 작가의 역량으로써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한계가 엿보여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뉴베리 영예도서에 선정된 까닭은 실화를 다룬 소재의 참신함과 그 진정성 있는 전개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어린이들에게 말이라는 동물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불어 넣어 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