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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tvN에서 방영하는 <로맨스가 필요해>라는 월화드라마는 결혼식 당일 변심한 신랑이 드레스입고 기다리는 신부에게 불참통보를 한다. 신부는 ‘사람을 빌려주는’ 서비스업체에 전화해서 일일 신랑을 구한다. 체면을 위한 위장결혼에도 잠깐 빌릴 사람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 요즘의 젊은이들은 그렇다. 혼자 사는 집에 이것저것 쟁여놓기도 힘들고, 쉽게 질려서 몇 번 쓰고 버리는 타입들은 그 돈만 새는 악순환에 치를 떨면서도 어쩌지 못한다.
메시는 그런 젊은 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사업이다. 메시는 ‘그물코’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책에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시 돌려받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이 사업에 기반시스템이 되어, 관련 산업간 정보를 공유하고, 고객들의 편의를 쉽게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업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책은 9장으로 나뉘어있다. 메시라는 사업의 특징과 사회적 가치를 소개하고, 사업방법과 철학과 종류 등을 실제 사례들을 엮어서 전한다. ‘메시’라는 구조와 그 긍정적 측면을 잘 설명하고 있는 탄탄한 책이다. 메시는 보편적 필요성을 띤 상품이나 서비스를 ‘스마트폰’이라는 개인적 요구와 결합시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저자는 메시 사업이 가진 시대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가 현존하는 거대브랜드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초래했고, 그에 소비자는 지금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맞이할 심리적 준비가 되었다는 것. 경제위기로 소유 중심의 삶보다는 지속가능한 삶, 기후변화로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심리가 발동하고 있다는 것. ‘정보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브랜드’보다는 ‘입소문’이 중요한 상권이 크게 성장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메시는 상품이 ‘영구적’이어야 하고 '정보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저자는 철저하게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추구할 것과 디테일한 기업헌신으로 신뢰를 쌓는 자세한 방법을 조언한다. '공유'라는 특징은 나쁜 소비자에게 늘 시달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상품에 대한 책임감을 돈으로 이미 지불했다’는 인식하에 본전 이상을 상품의 훼손에서 거두려고 하는 악의 같은 것 말이다. 기업은 가격이나 고객등급 같은 서비스로 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역공급망을 구축하라’는 조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역공급망은 공급망의 끝 지점에 있는 최종사용자들에게서 다 쓴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해 수거하여 다시 공급자에게로 물건을 돌려보내는 통로이다. 역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품 제조 시 독성물질을 사용하면 안 된다. 오늘날 고객들은 친환경적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런 건강한 산업이 지속가능성이 높다.
메시에 대한 개요와 발전가능성과 그 방향, 성장요건 등이 잘 정리된 책이다. 저자의 이력으로 봤을 때는 기대보다 꽤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나라도 메시의 방식을 적극 활용한 많은 사업들이 출현하고 있고, 호황을 맞고 있다. 사업을 생각하는 젊은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메시가 아니더라도 사업가로서 시대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조언들이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