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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2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2권은 본격적으로 크보스의 대학생활이 시작된다. 험난한 대학생활은 돈 없는 가난한 처지이기에 그 절박성을 더한다. 마치 지금의 ‘반값 등록금’투쟁을 하고 있는 이들의 절박함을 이 소년한테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입학시험은 8명의 교수 앞에서 문답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시험을 칠 때, 땡전 한 푼 없는 그는 방대한 지식의 막힘없는 구술과 특유의 기지로 등록금은커녕 소정의 돈을 받고 입학한다.
시먼과 윌럼이라는 좋은 친구를 사귀었지만, 귀족자제인 앰브로즈와 헴교수라는 적을 두게 된다. 볼 때마다 응당거릴 수밖에 없는 사이는, 후에 그를 위험한 처지에 몰아넣는다. 우선, 입학하자마자 헴교수의 수업에서 공명술로 헴교수를 망신시킨 그는 공개적으로 채찍 두 대를 맞는다. 하지만 갓 입학한 신입생으로는 경이적인 속도로 대신비 과정에 들어가는 계기가 된다.
많은 과목을 섭렵하기 위해, 여러 교수를 찾아다니면서 공부한다. 앰브로즈의 모략으로 문서관(학교 도서관)에서 쫓겨난 그는 앞으로의 공부와 떨어져가는 돈이 막막하여 시내 ‘임레’로 나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다. 그 돈으로 류트를 사고, 잠 안자고 연습하여 유명카페에 들어가 음악가로서 인정받는다. 그것으로 일단 등록금을 벌 수단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앰브로즈가 자신의 신분 권력으로 쉽게 방해한다.
킬빈 교수의 작업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철과 관련된 공명술을 배우고, 견습생으로 램프를 만든다. 그리고 그가 만든 솜씨 좋은 램프로 일찍 견습생과정도 통과한다. 며칠 뒤, 작업장에 큰 불이 났고 그가 공명술로 강화유리를 깨고 불속을 헤집고 들어가 ‘펠라’라는 여선배를 구출해 낸다. 이 일로 그는 또 한 번 영웅이 된다.
임레에서 아리따운 여인 ‘데나’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학교 지하도에 숨어사는 아우리를 발견하고 어렵사리 친구가 된다. 사채업자인 쫓겨난 학교 여선배 데비도 크보스에게 적극적인 호감을 표한다. 펠라 또한 그의 영웅 크보스에게 비싼 망토를 선물하며 마음을 보인다. 여자 복도 많은 크보스. 음악 할 겸 데나 볼 겸 임레에 뻔질나게 쏘다닌다.
그가 대학을 다녀도 그는 아직 한참 미성년자인데, 술 먹는 장면이 물 마시는 장면보다 많이 등장한다. 너무 어른같이 술집에서 술 먹고 다니는 거 하며, 카페에 공짜 술 달아놨다가 야금야금 뜯어먹는 요령에, 대학생이라고 미성년자한테 대출해 주는 대부업자하며, 판타지답게 정말 말 안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생경한 단어, 그런 화폐와 날짜 단위 같은 것이 많지만, 복잡하지 않아서 읽는 속도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교수는 하나같이 그에게 ‘인내와 침착성’을 요구하지만 그가 유달리 경망스러운 것도 아니다. 그러니 저자는 독자에게 ‘인내와 침착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2권을 읽기도 전에 3권을 미리 샀다. 이런 소설은 맥이 끊기면 심란해 지기 때문이다.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판타지 소설 특유의 매력이라기보다, 주인공이 겪는 많은 상황 속에서 저자는 주인공의 실제적인 심리동향을 보다 진지하게 내포하고 있다. 동떨어지지 않게 엮어진 끈들로 공감대를 사는 면이 탁월하다. 계속적으로 이어나가는 이 소설의 맥락이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