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성공하기 - 달팽이처럼 조금 천천히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김희정 지음 / 럭스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스펙 쌓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청춘, 남들 가는 만큼은 가고 있어야 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간과 돈을 쏟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불안정한 사회구조에서 질려가는 젊은이들. 기성세대들이 내놓는 조언은 꿈을 품고 긍정적으로 밀어붙여혹은 죽도록 치열하게 약아져라정도로 구분되는 것이 현실이다. 와중에 따뜻한 책을 만난다. 슬슬 하라는 책. 느리게 가도 된다는 책.
 
작가는 김희정. 서울예술대학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영화 기획자와 잡지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동숭동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동화 집필이라는 새로운 꿈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카페놀이><교과서에서 쏙쏙 뽑은 가족 여행지 1. 2><여행하며 자란 아이가 큰사람이 된다> 등이 있다.
 
책은 크게 두 주제로 나뉜다. ‘천천히조금은 늦게가 그 주제이며,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 간 11명의 인물과 조금은 늦게 시작했던 인물 11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어찌 보면 인물소개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각 인물에 대한 굵직한 이야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자잘하거나 디테일한 면은 지우고 주제와 관련된 인물의 일생과 그 느림의 철학을 전해 주고 있다.
 
인물선정이 좋았다. 대중에게 친숙하고 유명한 인사들과 조금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인물들이 결합되어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적정선을 잘 맞춘 책이다. 저자가 그 인물을 선정한 목적이 뚜렷하게 전해지고 있는 점도 이 책이 주는 뚜렷한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집필동기와 그 구성, 그리고 전개력이 있어서 확실히 독자의 편에 서 있음을 느낀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앙리 루소이다. 가정을 돌보기 위해 세관원으로 일하면서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고, 마흔 두 살에 신인전을 열었던 그, 피카소와 고갱 같은 역사적인 화가의 찬사를 받으면서 인정받은 그의 삶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다양한 인물들의 느림의 이야기를 통해 느리게 가는 성공의 길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했던 방향과 방법들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갈 나의 인생의 행로에도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어 넣는다.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가는 그 길에서 만날 성공이라는 결실의 질을 젊을 때 만난 보석함과 견주겠는가. 그러니 흰머리가 수북할 때까지 소박한 꿈 몇 조각 붙들고 계속적으로 이뤄나가는 멋진 인생의 여정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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