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의 마음을 훔치는 리더들
랍 거피.가레스 존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이 책을 읽었다. 보면 어렸을 때부터 어디 나서길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튀는 것을 좋아하고, 반장선거 같은 데에 나가길 좋아하고, 어른들끼리의 대화에도 의견을 말하고 싶어 안달인 아이들. 실제로 그런 활달한 아이들이 또래의 무리에서부터 리더의 자리를 점령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게 바로 리더의 성향, 타고난 자질이라고 학습되어버린다. 아이들의 세계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리더’는 따로 있다는 편견이 있다. 우리가 배운 ‘진정한 리더’란 나폴레옹, 처칠, 링컨, 이순신장군과 같이 영웅시 될 수밖에 없는 명장이었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트위터에서 더 자주 만나는 용어인 팔로워. 내 경우에는 리더보다는 팔로워 체질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일단은 편하다.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문제는 팔로워는 아무나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더와 팔로워는 서로를 선택한다. 팔로워만 낙찰되는 게 아니라는 점. 오히려 ‘무조건 따르고 행해야 하는 입장이나 처지’에서는 더욱 치열하게 리더를 파악하려고 한다. 이 책은 ‘팔로워의 마음을 붙드는 리더’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리더로서 굉장히 중요한 덕목 아니겠는가.

 

저자는 랍 거피와 가레스 존스. 둘다 런던 경영대학원에 있다. 랍은 조직 행동론 교수로서 조직 변화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이며, 관련서적만 10권이 넘는다고 한다. 가레스는 기업에서 실질적인 리더를 지내며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했고, 경영자 교육센터연구원에서 문화와 리더십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 책 외 공동번역으로는 <기업의 성격>이 있다.

 

목차는 9가지로 나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어지럽지는 않다. 몇 가지로만 축약해 보면 이렇다. 자신이 되어라 - 가장 큰 틀이다. 개인 고유의 차이점을 활용하고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상황에 따른 통찰력을 가지고 변모할 줄 알아야 한다. 팔로워들과의 친밀감과 거리감에 대한 조절력을 높이라.

 

저자가 드는 예화들은 거의 ‘상업적인 관계에서의 리더’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모든 공동체에서의 리더를 포괄하고 있다. 이 포괄이란 단어를 한 번 더 언급하자면, 주제 안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양이 그대로 나열되어있다. 때문에 자칫 포커스를 잃어버리기 쉽다. 공동체는 각기 다른 개인과 상황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저자가 확정적으로 무엇을 던진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에 맞는 능동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저마다 냉정하게 질문을 해봐야 한다. 리더십을 원하는가? 원한다면 전력을 다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희생도 하겠는가? (p. 38-39)

 

문체는 매력이 없다. 시종일관 진지하기만 해서다. 이런 어려운 말들만 늘어놓으면서 하등의 유머가 없는 것은 서점에 깔린 책으로서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표지는 너무나도 생동감 있는 색채감이 분명하게 나타나 독자에게 편안하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생각 없이 읽다가는 재미도 없고, 머리만 아프며,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 책이 될 성 싶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늘 저자가 무엇을 주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입 벌리면 저자가 던진 떡이 저절로 오겠거니 ‘아~’하고 먹을 준비만 한다. 이 책은 그럴 수 없다. 효과를 보려면 읽는다고 알게 되는  책이 아니고, 자신의 기업이나 공동체에 적용해서 써먹으며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요구된다고 한다. 또한 리더로서의 자신도 계속적으로 길러내야 한다. 사실, 리더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은 ‘어찌 그리 잘 아냐’싶을 정도로 공감할 수 있으나, 팔로워들이 보기에는 리더관에 대한 새로운 면모가 많아 조금 더듬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팔로워는 보지 말자. 리더만 보고 그 마음 훔쳐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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