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소설 쓰기 - 하루 1시간 원고지 3매로 제2의 인생을 꿈꿔라!
한만수 지음 / 한스앤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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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가가 문장 하나를 작품 안에 녹여내기 위해서는 각고의 고통을 겪는다 했다. 여러 분야의 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의 고통 속에서 산다고 하나, <칼의 노래>를 집필할 당시 치아가 8개나 빠졌다고 하는 김훈 작가의 이야기는 글을 짓는 자의 정신적인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이런 와중에 ‘마법의 소설쓰기’는 뭔가. 마법의 요술봉으로 ‘뿅’만 하면 소설 하나 뚝딱인가. 과연 초보 작가들을 위한 입문서로서 저자가 제시하는 마법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한만수, 1990년 월간 <한국시>에 시 ‘억새풀’로 당선되어1991년부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장편소설 ‘하루’가 실천문학사 신인상에 당선되었으며, 이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너’ 장편소설 ‘겨울 코스모스’ ‘탕’ ‘그들만의 사랑’등을 출간했으며, 장편소설 ‘활’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지금도 하루 8시간 이상 소설을 쓰며,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반사 과정 중에 있다.

 

저자는 서두에 우리나라 대학 80여 군데의 문예창작과에서는 다들 이론중심으로만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작가지망생들은 대학을 나와서도 다른 문예창작학원이나 평생교육원에서 실기수업을 지도받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으로 이 책의 집필의도를 밝힌다. 이 책에서 철저히 실기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마법? 뭐 특별한 건 없다. 그냥 저자만 따라 오라는 것. 한마디로 목에는 북을 매고 허리에는 장구를 두른 채 이거 저거 치고 있는 사람은 오로지 저자란 말이다. 1부는 소설을 쓰기 전에 주는 팁. 2부는 일단 쓰는 법. 3부 퇴고로 정리하는 법. 그러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뭔가. 저자는 이거저거 따지지 말고 일단 쓰라고 권한다. 처음부터 너무 디테일한 요소까지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크게 그리면서 써나가라는 것이다.

 

1부는 급하면 안 읽어도 된다. 너무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다. 더 이상 언급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일만큼.

 

2부는 모티브부터 잡고 있다. 저자는 소재는 ‘시각’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다른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특별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시선으로 반추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특별한 경험'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p. 36)

 

그래서 저자가 잡은 모티브는 ‘단수(斷水)’이다.

 

그 다음에는 바로 ‘도식화 작업(아우트라인)’에 착수한다. 소설에 대한 생각을 보다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저자는 3단계를 제시한다. 1단계는 생각나는 대로 적기, 2단계는 경험에 가상의 상황 덧붙이기, 3단계는 형상화하여 아우트라인을 만들기이다. 저자는 소설에는 적당한 긴장미와 사실감, 허구성이 기술적으로 잘 어우러져야 읽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소설은 삽화의 연결이다. (p. 60)

 

삽화는 아우트라인을 토대로 만든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단수’라는 다소 진부해 보이는 소재를 골라 거기에 계속 살을 붙여나감으로써 진짜 소설이 창작되는 과정을 자세하고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야말로 살붙이기의 연속이다. 상징성이 돋보이는 소도구라는 장치와 복선이라는 장치의 사용법을 알게 되면 이제 ‘인과(因果)’에 따라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3부 퇴고는 ‘이래라 저래라’하는 잔소리의 향연이다. 사실 소설 입문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부분들만 논하고 있어 내용이 어렵다거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없다고 단언한다. 고등교육 수준의 문법들이 많고 상식선의 당부가 주를 이루어 지루한 면이 있다. 시점 통일, 캐릭터 부여와 배경 설정, 묘사의 중요성 등이 주를 이룬다.

 

중요한 것은 그런 저자의 잔소리가 아니다. 그런 주제들을 거론하면서 저자가 작품을 어떻게 다듬어가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퇴고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이다. 아는 부분들을 소설에 녹여내는 과정, 저자가 하고 있는 그 생노동이 감동적이다.

 

영혼을 불어넣는 소설을 말하기엔 너무 초보적이고 당위성 짙은 말만 골라하는 서적이다. 그러나 독자 스스로 ‘마법의 소설’를 쓰게 해 주기 위해 이 책 한 권이 보여주는 소설쓰기의 과정은 참으로 놀랍다.

 

저자는 ‘단수’의 소설진행 과정 이외에도 한국문학 중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구절들을 아낌없이 발췌해 놓고 있다. 각 부제에 관한 공부에 탁월하며 한국문학작품에 관한 공부도 된다.

 

저자의 방법으로 써 내려간 ‘단수’라는 단편소설이 전문이 마지막에 소개되고 있다. 이제까지 배웠던 소설쓰기의 결과물이다. 책 한 권이 단편소설 하나 짓는 걸로 채워지는 통에 작품 전문은 지루함만 가득 안고 읽게 된다. 그러나 소설작법의 실질적인 방법을 배우고 응용할 수 있는 책이니 ‘단수’가 가진 소설로서의 가치는 논외로 둔다.

 

이 책을 그대로 따라한다면 어떻게든 소설 한 편을 쓸 수는 있겠다. 그러나 좋은 소설, 훌륭한 소설, 영향력을 가진 소설을 쓰는 법은 아니다. ‘더 잘 쓰기 위함’이 아닌 그저 ‘써 보기 위함’에 초점을 둔 책이니 초보자들에게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정성을 들여 작가지망생들과의 만남을 시도한 저자가 과연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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