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부터 EBSe에서는 ‘세계의 명연설’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세계적인 명사들의 연설들을 통해 영어 학습을 진행하였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오프라 윈프리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다이애나 비까지 정말 다양한 인물들의 명연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생생한 육성으로 듣게 되는 그들의 연설은 발안에 대한 역사적 사명감을 느끼게 하고 연설 당시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아주 흥미로웠다. 이 책은 그 육성을 그대로 문자로 옮겨놓고 있다. 시대를 아우르며 큰 감동과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명연설들을 모아놓았다. 총 37명의 연설문이 기록되어있는데 연설의 대가 처칠이나 케네디, 마틴 루터의 경우는 선별된 2-3개의 연설문이 실려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연설문들이 많이 포함되어있어 흥미로웠다. 저자는 에드워드 험프리. 에드워드 험프리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콩고디아 대학에서 역사와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 캐나다 국제라디오 방송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저술하였고, 미국과 영국의 각종 간행물에 참여하여 글을 기고하였다. <위대한 캐나다의 전투>를 비롯한 6권의 논픽션을 출간한 바 있다. 책은 시대 순으로 정렬되어있고 인물의 나이가 아닌 연설일을 그 기점으로 한다. 그래서 처음에 만나보는 이가 엘리자베스 1세의 연설이다. 인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연설의 배경 및 의의가 잘 소개되어있다. 또한 연설의 특징에 대해 덧붙임으로써 연설문을 보기 전 당시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필자의 경우 직접 청중이 되어 연설자 앞에서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내용에서는 철저히 연설문의 전문만을 채택함으로써 저자의 별다른 개입 없이 연설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에 저자 나름의 사설을 붙이는 타 서적과 구별되는 점이다. 표지도 인상적이다. 앞뒷면 모두 12구획으로 나누어 각각의 색깔을 담고 그 위에 흑백으로 주요 인물들의 사진을 담고 있다. 표제는 큰 띠지에 큰 활자로만 찍혀있고 책 표지는 사진만으로 도배되어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18세기 흑인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던 ‘소저너 트루스’나 19세기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연설이었습니다. 특히 흑인 여성으로서 용감한 일생을 보낸 그녀가 했던 연설은 노예제에 대한 시대적 상황 및 인식을 , 더글러스의 연설은 노예제의 폐단과 그 모순을 잘 전달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에서는 가늠하기도 힘든 사회적 문제들을 가지고 끝까지 투쟁한 그들의 노고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혜택과 안정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연설자의 능변 그 자체보다 그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시대적 아픔을 고발하고 국민들의 사회적 책임감을 더 일깨우고 있는 책이다.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가지고 자기주장을 피력하는 이들을 보면서 역사적인 시야가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들은 모두 크고 작은 개혁의 주체들이다. 이 책은 이들의 사고방식과 큰 통찰력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길은 비단 우리만의 것이 아니요, 전 인류의 것입니다. 우리 시대만의 것이 아니요, 다가올 시대의 것입니다. - 윈스턴 처칠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