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카페 -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나, 우리가 몰랐던 진짜 콤플렉스 이야기
가와이 하야오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콤플렉스. 사전에서 나타내는 정신분석학적 용어의 개념과는 다르게 이 단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흔히 ‘불안성 혹은 심각성을 띤 상태로 인지하는 열등한 자의식’정도로 해석되어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흔히 연예인 인터뷰의 단골메뉴로 쓰이는 ‘당신의 콤플렉스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다수가 외모의 한 부분을 언급해서 망언종결자로 기사를 장식하기도 한다. 친근한 단어가 되어버린 콤플렉스가 사실 정신분석학적으로 따져 묻기에는 단어 그대로 너무나 복잡다단한 세계라 필자 같은 일반인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주제이다. 그렇기에 이 주제로 대중의 입가를 적시려한 이 책의 집필은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가와이 하야오. 융심리학(분석심리학)를 일본에 최초로 소개한 선구자로 일본을 심리학의 제1인자‘라 불리는 일본의 실리학자, 교토대학 명예교수,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 일본 문화청 장관을 지냈다. 일본에 모래놀이 치료를 도입, 보급한 사람이고, 1995년에는 페이 렉처에 일본인 최초로 초빙되었다. 저서로는 <마음의 처방전><옛이야기의 심층><무의식의 구조><융심리학 입문><그림자 현상학><생과 사의 접점><판타지 책을 읽는다><아버지의 힘, 어머니의 힘><어른의 우정> 등이 있다.

 

1장은 콤플렉스에 대한 개념과 현상 설명이다. 콤플렉스를 ‘감정으로 물든 복합체’라고 이름붙인 융을 소개하며 그의 실험과 분석을 토대로 내용을 진행하고 있다. 콤플렉스의식을 전제로 하며, 의식은 ‘이것’으로써 나타낼 수밖에 없어 객관적으로 설명이 어렵다고 한다. 의식을 경험하는 주체 - ‘자아’는 ‘언제나 미완의 상태이자 발전하려는 경향 쪽으로 열려 있는 존재’이다. 야스퍼스가 내세운 자아의식에 관한 네 가지 특징 - 능동성, 단일성, 동일성, 외계와 타인에 대한 대립 - 을 자세히 소개한다.

 

2장은 이중인격-한 개인에게 서로 다른 두 개의 인격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 중 두 인격 사이에는 자아의식의 연속이 없는 모습, 도플갱어-자신이 중복존재로 체험되고 ‘또 하나의 자신’이 보이거나 느껴지는 현상, 열등감 콤플렉스, 마음의 상보성-콤플렉스가 자아의 일면성을 보상하는 역할- 를 다룬다. 이중인격·도플갱어에 관한 주제에서는 관련소재의 문학이야기로 도입하여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치료과정을 소개하여 문학작품과 대비시킨다. 열등감 콤플렉스 안에는 반드시 우월감도 혼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신선했다. 

 

3장에서는 자아와 콤플렉스와의 관계를 크게 4가지의 경우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관계에 따른 자아의 변형을 사례와 함께 자세히 적고 있다. 콤플렉스가 자아에 영향을 미쳐 신경증 증세로 나타나는 노이로제는 자아와 콤플렉스의 상대적인 힘의 관계에 달려있기에 이 장에서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저자는 서두부터 노이로제가 된 사람의 자아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자아보다 반드시 약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104쪽) 노이로제의 치료를 명확히 제시한 프로이트는 불안 히스테리를 따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자아가 콤플렉스의 존재에 의한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콤플렉스의 본래의 대강에 관해서는 억압이 작동하고 그것이 보상기제에 의해 그 밖의 것으로 향해지고 있는 관념이라고 했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강한 열등감콤플렉스를 지닌 집단형성의 결속력이다. 그 집단구조의 힘은 강력한 연대감을 싣고 있기에 구성원의 개성을 죽이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본질적으로 콤플렉스가 사라질 수는 없지만 그런 노력에 대한 이야기가 4장에 펼쳐진다. 저자는 ‘트릭스터’라는 역할자가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저차원과 고차원으로 나뉘어서 행동하게 되는데, 그저 장난이나 치는 아이같다가도 고차원에서는 인류를 행복으로 이끄는 영웅이 되는 역할이다. 죽음체험 또한 콤플렉스 해소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이건 선택 받은 소수의 경험이니 자세히 밀고 들어갈 수는 없다.

 

5장은 자아와 과의 연계성, 그리고 그 안에서의 콤플렉스 출현을 말하고 있다. 꿈에서는 콤플렉스가 인격화되어 나타나는데 그 사례와 함께 꿈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꿈은 아직 인간이 지식으로 인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저자도 그저 추측을 남발한다. 이런 내용은 전달없이 재미없게 끌어지는 측면이 있다.

 

6장은 아주 흥미로운 내용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원형: 인간마음 밑바닥 깊숙이에 전인류 공통적으로 보편적인 표상이 존재하며 그것을 유형화하며 파악하려는 시도 에 대해 논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보편적 무의식 층에서 보내져오는 표상에 자아의 의미부여에 따라 달라지는 창조적 생활 영위를 융은 ‘자기실현 과정’이라고 했다. 저자는 콤플렉스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콤플렉스와의 대결을 통해 죽음과 재생을 체험하고 자아의 힘을 점차 강화시켜나가는 자기실현과정을 통과하라고 조언한다.

 

경어로 된 문체로 일관되게 설명되어있어 저자의 직강을 듣는 듯했다. 유명 정신분석학자의 학설들을 토대로 일구어져있어 내용의 90센트가 출처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의 저서라기보다는 소개서에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콤플렉스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그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는 종합서로 생각된다. 다만 개인의 심리학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역사적이고 융 학설 분석적인 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콤플렉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보다는 콤플렉스에 대한 지식을 구하는 자에게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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