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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미니 세트 - 전4권 - 위즈덤 아이디어, 라이프, 러브, 피스 ㅣ 위즈덤 미니
앤드루 저커먼 지음, 이경희 옮김, 앨릭스 블랙 정리, 윤희영 감수 / 샘터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김은정 작가의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에서 29살인 주인공 순자는 변호사에게 목돈을 빌려주고는 불법적으로 호적의 나이를 12년이나 되돌려 서른 살이 실종된 인생을 꾸린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단순히 서른이라는 나이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서른을 생각하지 않고 있던 저자에게는 여자 나이 서른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유도제가 되었다.
또 한 번 ‘서른’이라는 제목을 들고 있는 책을 보였다. ‘서른 살 수업’. 서른이란 나이에서 배워야 할 총체적 수업임을 자처하고 있는 듯한 표지 문구 ‘성장과 도약을 선물하는 최고의 인생 교과서’, ‘30대에 살아남는 아마추어는 없다!’는 모든 젊은이들이 기다려왔을 법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늙으나 젊으나 닥쳐오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시대고, 특히나 지금의 젊은이들은 서른이란 나이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지 않는가. 패기와 열정으로 뭉쳤다는 피 끓는 청춘일지라도, 개체로서 바라보는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기만 하다.
책은 총 5가지 주제로 나뉘는데, 뭐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나 자신을 알고, 꿈을 구체화하여 기록하고, 소통의 스킬을 높이고, 경제 관련 지식을 좀 쌓고, 긍정적 자기암시로 성공을 꿈꿔라. 이것이 저자의 핵심 내용이다. 저자는 유로화를 대표하는 30대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자기계발 코칭 전문가라고 한다. 잘나가는 대기업 때려치우고도 1년 6개월 만에 억대 연봉으로 경제적 성공과 명예를 얻게 된 저자는 이 책의 자신의 경험을 많이 녹아내고 있다.
근데 뭐 솔직히 읽다보면 내용은 지금까지 다 다른 책에서 전문가들이 조언해 왔던 얘기 그 이상이 아니다. 저자가 감명 깊게 읽었던 자기 계발서 핵심내용을 종합적으로 추려놓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한마디로 새로운 발상을 가지고 책을 꾸려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더 실망한 이유는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필요한 조언, 그러니까 서른 살 만이 이해하고, 서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특화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누구나 읽어도 되는 책이다.
왜 그렇게 느껴지는고 하니, 내용 자체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이기 때문에 저자가 들려주는 교훈도 서른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나를 아는 과정은 10대부터 고민해야 할 사항인데 서른에 다다른 독자가 ‘나를 알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쉽사리 와 닿지 않는다. 성공에 대한 꿈을 적은 ‘드림 카드’ 작성 또한 서른만을 위한 준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다보면 사실 이 책의 제목은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홍보 전략적 표제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책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은 우수하다. 서른을 향해 가고 있는 젊은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도 확실하다. 그러나 ‘서른살’이란 단어와 그 옆에 쓰여진 문구들로 인한 기대감을 가지고 본 필자에게는 확실히 깊이 없는 책이 되었다. 속은 느낌에 찜찜한 기분으로 읽어나가게 된달까. 그저 괜찮은 조언들로 자기계발을 유도하고자 하는 나이대 상관없는 도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