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8
이한규 지음, 플라톤 / 두리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볼 때, ‘청소년 관람 가’라고 해서 다 청소년 정서에 무해한 것은 아니며, ‘청소년 관람 불가’라고 해서 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상물인 것도 아니다.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을 13세가 본다고 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주요대상으로 잡고, 철저하게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듯싶다. 어린이가 보기에는 어렵고, 성인이 보기에는 조금 깊이가 덜한 이 책은 주변에 있는 교복 입은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그 ‘청소년을 위한’ 시리즈의 정확한 농도가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자의적으로 소크라테스를 싫어하는 이가 있을까. 만약 소크라테스를 싫어하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는 소크라테스의 논법과 철학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인류가 싫어하고 말고 할 존재는 아닌 듯하다. 책에서도 소크라테스에 관하여 객관적인 정서보다는 위대한 위인으로서의 풍치를 불러일으킨다. 처음으로 그에 대해 깊이 있게 접할 청소년들에게 보다 훌륭한 지혜자로서의 위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소크라테스에 관한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플라톤의 저서에 입각하여 저술되었다. 1부는 소크라테스의 생애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어린 시절과 부인 크산티페, 그리고 용사로서의 정신을 가진 소크라테스와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 기록되어있다.

 

2부는 그 시절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소개하면서 주변인들이 본 소크라테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철학 - 지혜와 사랑 그리고 교육 -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가지는 지식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보고로서 그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4부는 정의와 법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신념과 가치관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특별히 고등학교에서 ‘윤리’ 혹은 ‘법과 사회’라는 과목에서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라고 가르칠 때 그것이 제대로 된 지식이 아님을 알려 준다.

 

5부는 소크라테스의 시선에 담긴 인간과 영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크라테스는 먼저 모순율에 대해 언급하고, 이성과 욕구와 기개는 서로 다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이성을 가장 중시하며 이성으로 그 외의 것을 통제하여야 한다는 견지를 피력한다. 그리고 죽음에 관하여 영혼불멸을 말하고 있고 메논과의 토론과정을 담음으로써 혼의 윤회설와 배움의 상기설을 증명한다.

 

책은 세계사 교과서를 보는 것만큼이나 그 첨부된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내용을 이해해 나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 자료와 드문드문 삽입된 일러스트를 통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어미는 ‘습니다’체로 사용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모든 지식을 통틀고 있는 아주 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아는 지식, 그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더 깊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 남다른 통찰력을 키워나간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문제집으로 인한 두뇌활동 이전에 먼저 이 책으로 소크라테스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소크라테스는 사회질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이성으로 스스로를 다스리는 지혜의 길을 제시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요즘의 청소년들에게는 그의 이런 가르침들이 너무도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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