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즐토브
제이나 레이즈 지음, 임현경 옮김 / 다음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보통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쟁영화에도 주인공은 있다. 그가 일개 병사이든, 장교이든, 포로이든 주인공의 인생은 비극속에서도 빛이 나고, 설사 죽는다해도 그 장면은 항상 클라이막스로 다뤄지며, 반드시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영화속에서 많은 병사들이 '악'소리도 없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쉽게 다루어지는 죽음과 영화화되어 미적美的으로 처리되는 죽음과 무슨 차이가 있을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화교인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란 메이. 19살인 그녀는 전쟁때문에 부모와 헤어져 동생 둘을 데리고 본국을 탈출해야 했다.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부모와의 생이별, 어린 나이에 동생의 안위를 보살펴야 하는 막중한 책임. 그녀의 인생 최대의 위기. 그리고 시작되는 탈출과정에서의 참혹함은 '왜 이 아이만 주인공으로 삼아서 살아남나'라고 생각될만큼, 죽은 자와 죽어가고 있는 자의 처참함를 그대로 보여준다. 13일의 뱃길에서도, 그리고 미국행을 기다리는 천막촌의 생활에서도 비참하기 그지없는 생활, 그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바다위에서 수장당한 수많은 인간. 메이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할 수 있을까.

 

미국에 와서 보게 된 자원봉사자, 한나. 또래에 맞지 않게 조숙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한다. 마리화나도 파티도 거부하고 글쓰고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 우연히 뉴스에서 베트남에서 망명한 사람들의 현실을 보고 그들을 돕고자 한다. 난민아파트에 가서 그들을 만나 친해지고 미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베트남 소녀 메이와는 좋은 친구가 된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비극의 역사에서 나와 좋은 나라에 가서 평생을 의지하며 살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났고, 현재까지도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 소설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이 있고, 분명히 청소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살다보면 숨 한 번 들이쉬기도 어려운 시절이나 끈덕진 고난의 밭을 뒹구는 경우가 생긴다.그 때에  그저 메이처럼 이악물고 견디는 수밖에는 없다. 어떻게 해도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죽는 것 같다. 같은 배를 타도 죽을 사람은 죽고, 미국 가서 행복해야 할 메이는 끝까지 살아남는다. 포기 않고 버티는 것, 그러면 또 나를 도와주고 친구가 되어 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이 말이 필요한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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