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마 뛰지 마 날아오를 거야 - 행복을 유예한 우리 시대 청춘들에게
안주용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있는 만물을 자연적인 것, 약속된 것 그리고 미지의 것으로 나누어 본다. 자연적인 것은 중력이나 생명체의 본성을 들 수 있고, 약속된 것은 언어, 학문, 법 등을 들겠고, 미지의 것은 그 외에 개인이나 공동체가 섣불리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하겠다. 같은 상황에 놓여있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기분이 다르고, 같은 사물을 보고도 생각하는 기준점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라 말하는 자유, 욕구가 충족되어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라 설명되는 행복, 그리고 그 시작을 위한 선상에 서있다는 저자. 그의 글에서 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안주용.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과한국고와 포스텍 사명과과를 졸업하고, 한국극지연구소 바이오센터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소를 그만둔 후, 자연에 대한 나름의 탐구를 진행한다. 그렇게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이듬해 봄에는 세계여행을 시작했고, 3개월이 되었을 땐 인도에 있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그녀는 한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의 영향을 받아 인도에서 유목민으로서 같이 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에세이이다.

 

남부럽지 않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갔고, 괜찮은 연구소 취직해서 잘 지내다가 문득 갈증을 느끼며 ‘찰스다윈에 대한 오마주’입네 해서 여행을 시작한다. 인도에서 그녀는 15년 동안 세계여행을 해온 ‘믹’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자연스레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그녀가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회한을 시작하고, 그와 함께 지내면서 진정한 정체성을 가진 자신의 인생을 영위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유목의 생활이 시작되면서 그녀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고 더불어 믹으로 인해 사랑에 대한 진실한 눈을 뜨게 되었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본인가정의 성(性)적 이야기와 분위기를 거침없이 적고 있다. 또한 전(前)애인들과의 성적경험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고, 성행위를 위한 관계였을 뿐, 사랑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믹이라는 남자와의 관계의 진실함을 부각시킨다. 지금의 자유인인 그녀에겐 지나간 추억에 대한 예의는 없는 걸까. 또래의 남자들과의 성관계는 쾌락을 쫓는 행위였고, 자기보다 나이 많은 딸이 있는 난 노인과의 잠자리는 사랑으로 일축되는 듯 느끼는 것은 독자의 편견일터.

 

그녀의 가족은 그녀를 걱정하기 시작하고 그녀가 믹과 같이 기약 없는 여행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부모는 그녀에게 한국으로 오라고 강권하지만 소용이 없자 무작정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온다. 그녀는 이미 인도에서의 생활에 날마다 경이로움과 행복을 느끼는 중이고 아무리 부모를 설득하려고 해도 서로의 입장만 고수한다. 협박과 뒷조사, 그리고 부모에 대한 배신감으로 그녀는 믹과 함께 부모에게서 도망친다. 그녀는 지금 막 부모라는 거대한 그물망에서까지 자유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지금은 엄마가 자신을 포기했기 때문에 다시금 통화를 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녀는 지금 인도에서 가이드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믹과 함께 행복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고, 자연의 상태에서 맛보는 싱그러운 여유가 한없이 기쁘고, 자신의 짝에 대한 마음도 애틋하며, 서울에서 평생 아파트 한칸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는 점에서 거기에 대고 ‘행복하니?’라고 묻고 있다.

 

그녀는 이제 인도여행의 2년을 달리고 있다. 그녀의 앞으로의 삶이 어떠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녀가 만약 인생의 회고록으로써 글을 썼고 후회 없는 인생여정이었다면 더 많이 그녀의 삶을 동경할 수 있었을까. 이제 막 시작하는 그녀의 삶에서 나는 자유인으로서의 풍취는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지금의 사회를 ‘복종을 위한 투쟁의 결과로서의 파시즘’이라 부르고 있고, 무리에서 이탈되지 않는 일종의 소속감을 위해 인간은 점점 자유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썼다.

 

그녀가 말하는 자유, 그녀가 느끼는 자유를 인정한다. 그녀가 살고 있는 자연세계서의 자유를 지금 한국사회에서 찾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가 누리는 자유 그 이상의 것들은 인정하지 않는 듯 보인다. 사회제도와 세간의 관념에 대해 저자가 느낀 점들은 더 이상 한국 땅에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없고 오직 암담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런 한국 땅에서 벗어났으면 더 이상 한국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이들의 삶에 대한 조소는 거두었어야 진정한 자유인으로서의 행보가 아니었을까. 

 

복잡다단한 사회라는 땅에서 그저 그렇게 꾸려가는 인생이 아니라, 조금 더 그녀 자신다운 삶을 찾아가면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는 그녀의 거침없는 소신과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백발의 노신사 남자친구의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담아내는 것까지도 지금 여기의 시선에선 흥미롭기 그지없다. 그 땅에서 가지게 된 용기와 인생철학 그리고 그남자와 함께 저자가 계속적인 행복의 스토리를 잘 엮어가기를 바래본다. 마치 그녀의 두 번째 연애가 사랑이 아니었음을 뒤늦게 깨닫듯, ‘그녀로서의 삶’ 그것이 인생에 전부가 아님을 뒤늦게 깨닫는 일이 있게 되진 않을까. 아니, 그저 그렇게 행복하기만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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