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더하기 - 버리기를 통한 더하기의 기적
스티븐 아터번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 안에서 자꾸 버려야 될 것들이 나온다. 쓰레기 같은 것들. 악취가 진동할 때쯤이나 되어야 인식을 하게 되지만, 내 옆을 지나는 사람들이 그 버릴 것 때문에 코를 막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에 다다라도 막상 버리는 체하기도 힘든 것이 그런 것들이다. 그럼 그냥 그렇게 살던가. 문제는 버릴 것들이 안에서 부글거리며 부패하는 그 시간동안 늘 거기에 매여서는 자기비하의 소재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목차가 참 좋았고, 내게 필요한 주제들이었다고 판단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으로 더하여야할지를 제안하는 이 서적에서 나는, 내 스스로를 조금 더 좋은 아이로 변화시킬 동기를 자극받고 싶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주제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라’ 라는 제목. 군인들은 전쟁터에서 진격하며 뛰어올라갈 때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그것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는 것으로 이겨낸다고 들었다. 무시는 효과적이다. 저자의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책은 총 7주제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항복, 인정, 고백, 책임감, 용서, 변화, 유지. 처음과 마지막 단어를 제외한다면 모두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많이 듣게 되는 단어들이다. 이런 류의 단어들이 제목으로 담기면, 으레 기대감이 없는 것은 너무 뻔 한 얘기들을 하게 될 것이란 추측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기대를 버리지 않은 것은 단지 저자 때문일까.

 

저자는 이 시대 대표적인 기독교 상담가인 스티븐 아터번이다. 미국 최대 규모인 뉴라이프 미니스트리의 창립자이자 이사장으로 방송, 상담, 치유사역을 활발히 하고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 ‘뉴라이프 라이브’의 진행자이고, ‘믿음의 여성들’ 컨퍼런스의 창설자이며, 50권이 넘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모든 남자의 참을 수 없는 유혹’, ‘모든 여자의 들키고 싶지 않은 욕망’, ‘모든 여자의 들키고 싶지 않은 욕망’을 비롯해 ‘해로운 믿음’과 ‘180도 내 삶을 바꾸는 선택’, ‘하나님이 허락하신 욕구’, ‘콕 찝어 알려주는 기독교’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책의 제목들이 성적인 측면에 몰려있다. 신앙서적마저도. 저자가 그쪽으로 얼마나 능통하길래.

 

책은 큰 주제, 작은 주제 가릴 것 없이 관련된 성경말씀이 많이 삽입되어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데, 어떠한 명령도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아멘’으로 받을 수 있다. 저자는 성경을 인용하면서 자기의 주장을 많이 나열하고 있고, 그 주장은 주제에서 예상하고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상식선에서만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고 있다. 또한 자기의 견해가 성경의 말씀을 풀이하는 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신앙인들에게는 새로움이라기보다는 늘 듣던 얘기 한자락이다.

 

요즘 서점의 주요공간을 꿰차고 앉아있는 대다수의 자기계발 서적이나 경영관련 서적들을 보면, 거의 모든 내용을 예화로 다룬다. 또한 저자 자신의 얘기를 하며, 문체의 호흡도 빠르다. 소설들을 봐도 영화를 보는 듯 장면 전개가 빠르고, 독자의 집중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다양한 구성력으로 승부를 건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전달력이 떨어지는데, ‘이런 부분?  성경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라!’ 라는 메시지 그 이상이 없기 때문에 독자의 심적 갈등을 풀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굳이 신앙인들이 성경이외의 신앙 서적을 골라서 읽으려고 할 때에는, 갈등하고 고민하는 현 시대의 많은 문제와 난관에서 영적존재로서 같이 공감하는 깊은 유대감을 원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옳은 말, 가치있는 말이 오가는 예배시간, 우리는 설교를 좋은 강연으로 생각해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9800원이라는 돈을 지불하고 봐야하는 영적강연으로써 조금 더 독자에게 가까이 접근하려는 시도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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