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설미현(미스트랄) 지음 / 베가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가을이라는 계절감은 독서라는 영역에 운치 있는 의미를 더한다. 정보관련 서적 혹은 자기 계발 서적으로 명령 또는 권고에 가까운,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책들은 가을이 되면 더욱 넘기기가 힘들어진다. 산문보다는 운문, 어미보다는 체언에 더 민감해지는 나날이다. 그리고 가을바람 짙어질 때 만난 이 에세이는 가을타는 마음의 깊이를 더 해주었다.

 

저자는 설미현. 블로그에서 쓰는 이름은 미스트랄.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산림정책경제학 분야 석사 졸업. 워싱턴 대학교 산림자원/환경마케팅 박사 후보이다. 2007년 [미의 초월]로 뿌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고 지금은 시애틀에 거주하며 여러 잡지에 수필을 기고 중이다. 국제환경 NGO 레인포리스트 연맹 한국 대표 겸 FSC인증 감사관이자 워싱턴 대학교 국제임산물무역연구소(CINTRAFOR) 연구원이다. 그녀는 하는 일이 많고, 바쁘게 산다.

 

그녀의 에세이는 글에서 신선한 바람이 이는 것 같다. 이 가을 날 추억하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한 번에 몇 장 읽지 못하고 이내 상념에 잠기는 글들이다. 저자의 깊이 있는 생각들은 여운을 준다. 저자는 저자의 길지 않은 인생을 저자만의 색깔과 시선으로 녹여내고 있어 글을 접하는 느낌이 아주 새로웠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담아내는 문단의 구성력이 참신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간간히 인용되는 시나 노래 가사, 문학, 성경 등의 다채로운 읽을거리는 저자의 글에 플러스되는 요인이었다. 위트 있게 읽고 넘어갈만한 좋은 문구들도 많았다. 그리고 저자가 찍은 사진들도 들어있는데 저자가 주려고 하는 느낌을 잘 담아낸 사진과 글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눈이 정화되는 듯한 좋은 사진들이 담겨져 있어 수필의 가치를 한층 돋보이게 하였다.

 

표지가 아름다운 만큼이나 책의 재질 또한 좋았고, 큰 주제가 쓰인 속 디자인이 아주 아름답고 책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표지와 연관된 디자인들로 아주 안정감 있는 색채와 독특한 디자인이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선사했다.

 

가을날 공원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며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책을 읽고 마음이 가벼워지며, 자유로움을 느낀다. 저자의 글은 상쾌하고 청명한 가을 날씨에서 숨을 쉬는 기분이 들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이처럼 좋은 수필을 남긴 저자의 다음 책을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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