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링 해피니스 - 재포스 CEO의 행복경영 노하우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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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수확의 계절. 이 책의 저자가 24살에 3천억원대 기업 CEO가 되었다는 표지문구를 보며, 동년의 가을을 보내는 지금의 내 수확기의 결실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하게 된 것이 이 책의 첫인상이다. 그러니 만남의 시작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고 하겠다.
 
저자는 친구와 링크익스체인지를 공동 설립하여, 3천억대의 가격으로 매각했고, 재포스의 투자자에서 CEO의 자리에 올라 연간 총매출이 1조원을 초과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젊은 기업가이다. 그가 대필 작가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다른 경영서적보다 어렵지 않으며 상황설명이나 당시의 감정들이 생생한 문체이므로 책장을 넘기기가 수월했고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의 학창 시절은 사업가적 기질이 여실히 드러난다. 무엇을 해서든 돈을 벌고 싶어 했고, 돈을 버는 수단도 기발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장사를 해보며 실패에서 배움을 얻는 현명한 소년이었다. 대학을 다니며 피자사업에 열을 올리던 청년은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가 지루함을 참는 대가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안락한 생활을 던져 버리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다.
 
인생이 우리를 어떤 곳으로 인도할 것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지만 어디로 가더라도 지겹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모험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p. 66)
 
그렇게 링크익스체인지라는 사업을 시작해서 고속 성장을 거듭하여 MS사에 매각하여 거액을 벌게 된다. 그 후엔 재포스라는 회사의 투자자가 된다. 그러나 재포스의 상황은 계속적으로 악화되었고, 저자는 고심 끝에 자신의 모든 자산을 동원하여 재포스 살리기에 나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재포스의 수장으로 올라선다.
 
거듭된 악재 속에서도 저자는 원칙을 고수하되, 융통성 있는 대응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간다. 기업의 핵심가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전자라면, 생산자 직송 방식을 포기하는 결정이 후자이다. 고객서비스 최우선 중심과 직원들의 유대감 존중으로 대표되는 재포스의 기업문화속에서 재포스는 2003년 흑자로 돌아선다.
 
재포스의 직원들이 모여서 생성된 기업문화와 핵심가치의 정착이 기업의 차별화의 토대가 되었고,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통해 재포스는 안정성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1월 재포스는 ‘포천’지에서 매년 선정하는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 목록에서 15위에 올라 저자의 경영철학의 성공을 입증했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행복학에 대한 짤막한 강연을 한다. 그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이후 재포스의 전 직원이 이 책을 필독해야할 근거이고, 이 책의 제목이 ‘딜리버링 해피니스’인 이유이다. 그러나 저자가 직접적으로 밝히는 집필 의도는 이러하다.
 
나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행복 운동에 기여하고 싶었다. (p.340)
‘세상에 행복을 배달한다’는 우리의 사명 말이다. (p. 342)

 
‘돈에는 욕심이 따라다닌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돈에 대한 욕심을 좇아가지 않고, 진정한 가치를 고수하며 정직과 신뢰를 무기삼아 사업에 대한 탁월한 직관력과 분석력을 가지고 운영하여 고객과 직원에게 총애를 얻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그는 이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점은 겸손함이다. 그가 가진 것, 아는 것, 앉은 자리에 비해 그는 확실히 겸손했다. 직원들에게 띄우는 공문, 그의 기업철학, 공급업체를 대하는 태도, CEO로서 가지는 저자의 문체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겸손의 현명함이 그가 가진 모든 좋은 관계들의 주축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좋은 리더의 가르침을 통해 젊은 날 인생에 대한 큰 도전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 모험을 앞둔 패기와 열정 이전에 더 깊게 생각하고, 더 많이 생각하는 저자의 지혜는 귀감이 된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섰을 때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의 사명을 직시하고, 더 큰 비전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저자의 신념과 정신을 본받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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