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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een_포틴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를 쓰기전 내 나이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스물 여섯!(속으로 많이도 살아냈군.)그래서 내가 이렇게 근사하게 살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렇게 속 좁은 쫍쌀 할멈으로 세상을 살아내는 건가. 열 네살이란 나이가 뭐 그리 대수이기에 이렇게 유난히도 스물 여섯이란 나이를 곱씹게 만드는지. 고얀 녀석들,. 고얀 열네살들,
책에서 만난 녀석들은 정말이지 근사한 십대들이었다. 선입견이나 이기심이 없는 어른보다 성숙되고 풍성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보기드물게 괜찮은 녀석들이었다. 그들에게는 틀이라는 것이 없고 규정된 가치관이라는 것이 없다. 그들에게 세계와 개인적 사고는 항상 열려 있으며 닫거나 혹은 손가락 하나 정도의 틈만 열어 놓지는 않는다. 열려있는 그들에게 달려 나갈 곳은 넓고 볼 수 있는 것은 많다. 그들의 시야는 140도만 기울어져 있는 나와는 달리 180도 열려있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그 만큼 포용하며 감싸 않는다. 그들에겐 거부의 손짓을 보낼 것들이 많지 않다. 아직까지 세상과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숙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열네살 그 작은 나이가 가질 수 있는 것들이, 포용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많다니. 옆에 서 있다면 꿀밤한대 쥐어밖으면서 멋진 녀석들이라고 연신 말했을게다.
나이가 들면 가질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용돈을 받아쓰는 학생들과 달리 내 스스로 번 돈을 지갑에 두둑히 넣고 내 생각과 의사에 따라 생각하고 고민해 물건을 살 수 있다. 내 생각에 따라 어디든 이동한다.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하고 비행기를 이용해 어디든 여행을 가서 낯선 세계를 만나고 낯선 이방인을 만난다. 그러나 그 낯설은 속에서 이방인이 된 자신의 어색해 끊임없이 자신을 확인하려 든다. 그렇기 때문에 모험도 없고 도전도 없다. 닫힌 마음으로 사고하며 자신만을 깜싸 안을 수 있는 작은 팔을 지녔을 뿐이다.
열네살이란 그 찬란한 나이, 그 녀석들의 삶을 통해 내가 얼마나 가지지 못한 사람인가, 왜 내 스스로 그 많은 것들을 버리고 살아왔던가 생각하게 된다.
PS 요즘 일본 문학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화자가 온통 십대라는 것이다.(내가 그런것들만 골라 읽어서 그런가?)십대의 화자를 다룬 소설을 가볍게만 보던 나였다. 그러나 십대만의 이야기 속에 무시못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시못할 십대라는 무기. 오늘 내 목에 들이대여진 십대라는 무기에 이십대의 나는 오랫만에 파란피를 흘려본다.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