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모으는 사람 풀빛 그림 아이 27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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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읽은 동화에는 새로운 나라가 있었다. 이상한 나라에서 온 폴을 따라 다른 사차원의 세계로 들어간 듯했다.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은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 한참을 공중에 떠 있었다.  어린시절엔 뭐가 그리도 어른이 빨리 되고 싶어쓴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는 한번도 동화책을 들여다 보지 않았고 정작 어른이 되어서는 하는 짓이 그러다보다 동화에는 눈 돌릴 틈이없고. 그러다 아주 우연히 집어든 생각을 모으는 사람. 교보문고 아동도서 코너에 몰려 앉아있는 아이들 사이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읽었다. 그리고 혼자 감탄해 책을 꼭 품에 안고있었다. 남들이 그냥 흘러 버린 생각들을 모으는 아저씨 그리고 그 생각들을 가나다 순서데로 정리하는 아저씨. 모은 생각들에게 물을 주어 나무처럼 자라고 꽃도 피우게 하는 아저씨. 그런 아저씨가 저기 어디쯤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네버랜드에 들어갈 수 없는 피터팬이란 걸 깨달은 이후로 덮어두었던 동화를 통해 나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가졌던가.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떠오른다. 어떤 생각들은 넘쳐 바닥에 떨어져 버리기도 하고 어떤 생각들은 찰랑이는 그 끝에 간신히 매달려 종일 괴롭히기도 한다. 많은 생각들을 기억하고 그리고 쉽게 버리는 나. 그 어느 하나 소중한 것임에도 일회용품 처럼 생각을 버린다. 그런 생각들을 모으는 아저씨에게는 분명 내 것이었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내 추억의 한부분이 큰 나무로 자라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큰 나무로 자라 어떤 생각들의 그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기억하기 그리고 생각하기. 항상 반복하면서도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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