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복형제들
이명랑 지음 / 실천문학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시장이라는 장소가 불러 일으키는 감성과 그 안의 미학.

작가는 시장의 미학을 잘 살려 내고 있다. 그것은 시장이라는 장소에서 뿐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굴러 먹는 각 인물들의 등장과 그 인물들 간의 관계맺기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소설은 작가 이명랑이 전작 소설의 시장 이미지를 가져왔다는데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소설속의 인물, 소외받은 그네들이 얽히는 그 과정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인물의 다양함과 평범치 못한 그 성격은 어찌보면 시장 한구석에 진열된 상품의 일부로 느껴진다. 상품이라?그것은 어느 할인마트점의 깨끗하고 보기 좋게 진열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조금은 문드러지고 손 때 묻어있지만 흥정이라는 우리내의 말로 정답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정인 것이다. 그 시장통에서 흐르는 정으로 인물들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소설의 제목처럼 하나의 형제들로 구성되어진다. 정찰제 가격으로 그네들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고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이 소설은 화자를 통해 그려지고 있는 인물들의 라인을 따라가는 것, 그리고 그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을 따라가는 것은 어찌보면 독특하기 보다는 일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나의 이복형제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고 깊이가 있다.

소외되는 부분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이유로. 그러나 둘러보면 우리의 삶 한부분에도 소설 속 인물들이 나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번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그들을 이웃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런 깊이를 가질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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