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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는 용인벽돌 사건과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고 <더 로드>와 <인터스텔라>가 가미된, 며칠 전 꾼 유토피아 꿈과 정반대되는 꿈을 꿨다.


세상에 모래폭풍과 추위가 닥쳤다. 길바닥에 쓰러진 아기 시체를 하나 발견했는데 가슴에 귀를 대보니 심장이 아직 뛰고 있었다. 아기를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119에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겨우 연결이 되었는데 구급대원들이 모두 귀대하지 않고 있어 아무도 없다는 거였다. 하는 수 없이 아기를 캠핑카로 데려와 담요로 감쌌다. 캠핑카 안에 다른 아이들도 몇 있었고 꽤 많은 식량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너무 많이 먹어서 내가 그 아이보고 내리라고 했다. 아이를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 모래폭풍이 몰려오기 시작해서 캠핑카 창문을 꼭 닫고 혹시 식량을 탈취하려고 할 사람들을 피해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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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도 2호가 자기 전에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이야기가 없어 전날 꾼 꿈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다. 내 버전의 몽유도원기 같은 꿈이었다. 


- 아주 큰 정원이 있고, 잔디밭이 있어. 아침 열 시가 되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어. 잔디밭에 테이블이 죽 둘러 있어서 사람들이 여기 앉아. 그러면 맛있는 음식을 가득 실은 수레가 하나 둘씩 오고 사람들 앞에 음식이 차려져. 케이크랑 과자 같은 것도 있고, 고기 요리도 있고...

여기 모이는 사람 중에는 동네에서 '마녀'라고 불리는 할머니 자매하고 바보 취급 받는 청년도 있고 아주 신기한 그림을 그리는데 나이가 어려서 사람들한테 무시당하는 어린아이도 있어.

'마녀' 할머니들은 늘 연살구색 정장을 차려 입고 꽃게가 달린 목걸이를 하고 다녀. 그리고 고기를 주면 아주 정성스럽게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서 고기를 잘라서 비계만 먹는 괴상한 할머니들이지. 그런데 사람들이 이 할머니들, 바보 청년 들하고 처음으로 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게 된거야. 그러고 보니 할머니들은 그냥 취향이 독특한 거고 바보 청년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아주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된 거지. 그림 잘 그리는 아이는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서 쇼처럼 보여주고. 


다 먹고 나면 이 정원에 있는 커다란 호숫가로 가. 호숫가 주위에는 과일나무가 있고 오렌지, 사과, 감, 포도넝쿨 등등이 있어서 계절마다 따먹을 수가 있어. 호수에서는 봄에는 뱃놀이하고 여름에는 수영하고 가을에는 낚시하고 겨울에 얼음이 얼으면 스케이트를 타고 놀아. 


그랬더니 2호가 다시 묻는다. 


- 가을에는 낚시하고, 여름에는 수영하고, 겨울에는 스케이트 타고, 봄에는..?

- 뱃놀이하고.

- 좋은 곳이네.


밑도 끝도 없는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2호는 이야기 더 해달라는 말도 안 하고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버렸다. 


내 유토피아가 2호에게도 좋은 곳으로 느껴졌다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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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때 2015-10-2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에 둥지를 틀었으니 당연히 책이야기 위주여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너희 1, 2호 얘기가 제일 재미나다 ^^; 놀라운 아이들을 둔 놀라운 엄마의 놀라운 이야기... ㅎㅎ
 

(한달만에 폭블이지만)

부엉이님과 나무선생님 블로그에서 필기구와 손글씨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생각난 게 있다. "특이한 글씨체"로 내가 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분이 우리 작은아버지다. 

얼마전에 받은 엽서가 있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작은아버지 글씨를 볼 때마다 "이런 글씨체는 세상에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가로세로의 비율이 1:2정도로 일정하고 세로선이 곧고 종성 자모가 약간 큰게 특징인듯. 글씨크기는 매우 크면서 고른편이다. 이런 (특이한) 글씨체가 자리잡으려면 얼마나 글을 많이 써야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글을 아주 많이 쓰셨고 지금도 쓰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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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정 2015-10-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화면에서는 글들이 다 안보여요. 알라딘 회원가입했어요. ㅋㅋ 그리고 시아버님 글씨 또 올렸어요. ㅋ

bluegoby 2015-10-16 10:0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괜히 이사했나봐요.....

부엉이 2015-10-1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또 다른 느낌의 단정한 글씨체이네요. 좀더 부드러운 듯한 느낌이예요 ㅎㅎㅎㅎ
 

여당이 정치 분야에서 염치나 시비지심을 이미 폐기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학문의 영역인 교과서까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대할 줄은 몰랐다. 어떤 역사가 옳으냐를 목소리 크기로 정하자니. 정치수준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교육수준의 후진성이 부끄러울 정도다. 

역사를 하나의 관점에서 하나의 내러티브로 적는다면, 당연히 다양한 목소리는 억압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쓰인 역사 교과서라면 국정이고 검인정이고를 떠나 모두 '옳지' 않다. 편향이 걱정된다면 더더군다나, 교과서 구성을 완전히 바꿔 토론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시험 문제 내기 좋지 않다고 걱정하겠지. 공부를 시험을 위해 한다는 전제가 있으니 교육에 관해서는 어떤 논의도 무력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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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만이네요. 

핑계를 대자면, 그 사이에 초딩 방학이 있었고, 방학 내내 "하우스에서" 아이들과 포커, 이디엇, 고 피시, 하트, 원카드, 메모리, 7자맞추기를 비롯한 온갖 카드 게임을 했으며, 책 두 권이 나왔고 (심리학 관련 책이 같이 나왔네요. <나의 뇌는 특별하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개학하자마자 원고 마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 블로그를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은 잊어 버리고 있었어요...

번역도 했지만 격월간 <미스테리아>에 실을 원고도 썼어요. <미스테리아> 2호에 첫번째 글로 여성 살인범 마리아 매닝과 찰스 디킨스의 <블리크 하우스> 이야기를 썼고요, 3호에 실을 원고로는 이번에도 여성 살인범 콘스탄스 켄트와 윌키 콜린스의 <문스톤> 이야기를 썼습니다. 날마다 번역만 하다가 외도를 하니 매우 짜릿한 기분입니다. 그제 2호 원고를 마무리해 보냈는데 벌써 3호 이야기로 뭘 쓸까 생각하면서 기분이 간질간질해요.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쓰고 싶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데... 그러나 저한테만 재미있는 것도 같고 금세 연재 짤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책은.. 많이 읽은 건 아니고 시간 날 때마다 읽었는데 한동안 북플로 열심히 기록하다가 흐지부지되었네요. 올해 목표였던 애거서 크리스티 전작 읽기는 이제 여남은 권 정도 남은 것 같아요. 토미와 터펜스 부부가 나오는 스파이물 쪽이 많이 남았어요. 이쪽은 제 취향이 아닌듯.  

다 쓰고 보니 전혀 바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실입니다. 그냥 게을렀어요.. 사실 거의 집밖에 나가지 않고 지내요. 이제 건강 문제가 생길 지경이니 누가 나를 집밖으로 좀 내몰아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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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015-09-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이지, 이제 이해가 되네요. 왜 그리 뜸했는지..그렇다치고 미스테리아는 잡지인가요?
검색해보고 신청해봐야겠어요. 참 심리학 책은 사볼렵니다. ㅋㅋ

벨로 2015-09-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 웃겨요 ㅋㅋ

부엉이 2015-10-1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시 모니터 앞으로 돌아오신걸 환영입니다. 늦은 댓글답게 저도 돌아온지 얼마안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미스테리아는 추리소설관련한 잡지 인가요? 궁금궁금~

bluegoby 2015-10-1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엉이님도 돌아오셨군요!!
돌아왔다고 말만 하고 한달 만에 로그인했지만..
네.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 전문 격월간 잡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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