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간될 청소년 소설 마지막 교정을 봤다. 남자 고등학생의 일기 형식인 책인데 (어릴 때 봤던 수 타우젠드의 <비밀일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랬다) 그 녀석 말투를 살리기 위해 시쳇말들을 좀 넣었었다. "헐" "쩐다" "고딩" "ㅅㅂ" "밀당" "뭐래" 이런 거. 넣으면서도 과연 편집하시는 분들이 봐주실까 싶었는데, 헐, 교정지를 받아 보니 모두 살아 있었다. 아주 생생하게... 너무 튈 정도로... 다시 읽어 보니 이 책을 읽는 젊은이들이 '친근한 말투'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완전어색한 흉내'라고 느낄 것도 같다. 아니, 내가 이런 말들을 우리 애들한테 배웠으니 고딩이 보기엔 초딩 말투라고 느낄지도. 언어의 사회성은 어려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