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재능이 엿보인다고, 좋은 기회를 주겠다고, 나에게 관심있어할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고 후하게 제시하는 사람을 그냥믿어서는 안 되었다. 나는 경험 부족에서 비롯한 잘못된 판단으로, 유명하고 힘있는 남자의 손에 떨어진 여러 여성 중 한 명이었다. 단지 내가 그중 마지막이었다는 것이 그 모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말하고자 한다.
나는 그를 파멸시키지 않았다. 그는 나를 사랑해서 죽은 게 아니다.
-『사랑은 아무 관련이 없었다』(2000)에서 - P105

경아는 오래전에 식어버린 커피와, 오래전에 끝난 대화를 하와이에서 곱씹었다. 만약에 경아가 완벽한 코나 원두를 사서 엄마가좋아하던 묵직한 미국식 머그에 내려 제사상에 올리면 죽고 없는사람이라도 웃을 것이다. 그것은 두 사람만의 유머였으니까. 엄마, 그때 말했던 그 코나 원두야, 하고 죽고 없는 사람을 웃게 하고 싶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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