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다. 개는 장난감과 아예 다르다. 개는 세 살짜리 사촌 동생이랑 닮았다. 고장 난 장난감은 버리면 되지만, 사촌 동생은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버릴 수 없다. 만약 사촌 동생을 버렸다간 나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확신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 P25

빗자루는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빗자루는 지금 내가자길 버렸었다는 걸 알까? 나를 버리고 떠난 아빠 생각이 났다. 아빠는 엄마를 믿기 때문에 나를 맡기는 거라고했다. 그러나 엄마에게 버리는 길가에 버리는 버린 건 버린 거다. 천국에 버렸다고 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다. - P29

"맞아, 아파트 값에 당연히 뷰도 포함이지."
누군가가 맞장구를 쳤다. 뷰라는 건 경치라는 뜻 같은데 돈을 주고 사면 뷰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나무를 재산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때였다.
"그게 생명보다 중해요?"
할머니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 P62

"언니가 살았으면 좋겠어요. 체리색 립밤도 계속 바르고 나중에 우리랑 아이스크림도 같이 사 먹고요."
중학생은 희아를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다. 아무 대답도 없었지만 희아는 답답해하지 않았다. 희아는 동굴 속의 토끼를 기다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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