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다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철학인가? 아니 그냥 에세이에 분류하는 것이 맞나? 현대사회의 병폐를 예리하게 지적하면서 여러 사람의 사례를 적절하게 잘 기술하고 있는 걸. 전체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가 너무 남의 잣대에 휘둘리면서 살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가난은 삶의 우아함을 되찾아 줄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
갖고 싶은 것이 많으면 절대 만족하거나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이제야 감이 온다. 갖게 되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는 걸. 갖고 싶은 걸 줄이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받아들인다면 세상 살기가 한결 편해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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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 - 아이 교육을 위한 부모의 작은 철학
볼프강 펠처 지음, 도현정 옮김 / 지향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밑줄 그으며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하려고 알라딘에 들어왔다.

우연히 도서관 서가를 돌다가 발견한 책이었는데, 요즘의 내게 꼭 필요한 말들을 해주는 책이었다. 단순하게 부모가 어떻게 해야한다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좋았다. 저자가 자신의 아이들을 기르면서 느꼈던 것을 같이 나누려고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에 너무 든든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를 이런 방식으로 대한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것이 될 것이고, 또 사실 이렇게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이 있기에 세상이 이나마도 버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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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안내 데스크에서 회원증 명단 정리하는데 이용자가 회원증을 찾으러 왔다.

이용자: 회원증 찾으러 왔는데, 오늘부터 대출할 수 있지요?

사서1: 초등학생 이상은 본인만 대출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 그런 말 처음 듣는데요. 아이가 직접 올 시간이 없는데...

나(참견하면서): 이용안내문에 있습니다. (찾아보니 안내문에는 없고, 이용안내 설문지에 있더라. 속으로  난감해함)

사서1, 2: 본인 회원증을 신청하세요.

이용자: 오늘 대출해야 하는데(화난 것 같은 말투)

나: 그러면 오늘만 대출하시고, 다음부터는 본인이 반드시 대출하셔야 합니다.

이용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지요.

사서2(이용자를 향해서): 관장님이 예외로 해주신다고 하셨으니까 그렇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이용자: 저분이 관장님이세요?(굉장히 기분 나쁜 어투였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별 큰 문제는 없는 사건이었는데, 어제는 무척 기분이 나빴다.

왜 나는 기분이 나빴을까? 그리고 그 시간은 내 담당도 아니었는데, 끼어들어서 문제를 만들었지? 내가 관장이라고 해서 직원들 일에 끼어드는 것은 월권이었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드는걸. 가만히 있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아무튼 아이가 도서관에 올 시간이 없다는 말에 무의식이 흥분했었던가보다. 그리고 말투도 마음에 안들었고. 하지만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어린이자료실에서 이용자에게 아이가 우니까 나가서 달래라고 했다가 자질 운운하면서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고 한다. 곽민재 선생이 졸업식 끝나고 첫날이었는데, 많이 상심했던 모양이다. 이용자를 달래려고 이미아 주임이 횡단보도까지 따라 나갔다고 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곽민재에게는 기분 나쁘지만,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고 잊으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사서로서 살아가는데 크게 액땜한 것이라고 바꿔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 이용자는 이따위 도서관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데, 그렇게 반응하는 사람의 인생이 불쌍하고 아이가 불쌍했다.

직원들과 이용들 사이에 문제가 생길 때는 항상 심정적으로는 직원들을 믿는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신뢰하고 있다고. 단지, 이용자가 시끄럽게 하니까 그 자리에서는 달래려고 하는 태도를 하기는 하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춰야할 것 같다.

앞으로 지킬 일.

1. 내 업무 시간이 아닐때는 직원들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그 장소에 갔던 일만 마치면 된다.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다. 그 상황에서 직원들이 도움을 청하기 전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들어도, 알아도 모른척. 내가 관장이라고 해서 모든 일에 참견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운 사건이네. 이것이 어제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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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중년을 말하다 - 중년,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 소설로 읽는 융 심리학
대릴 샤프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1월
구판절판


소극적인 투사는 자기도 모르게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투사를 말한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이미 소극적인 투사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만약 파티에 갔을 때 어떤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면 말이다. 우리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사실,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수록 우리는 더 쉽게 투사를 한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 사람에 대해 마음대로 상상하고 우리가 상상한 것이 바로 그 사람일 것이라고 단정한다. -100쪽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내가 화가 나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입을 다무는 것이다.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터에서 물러나 혼자 머리카락이 젖도록 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파트너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내 안에 있는 어떤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무엇 때문에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묻는 것이다. 이럴 때 "왜 그가 내게 그런 짓을 했을까?" 혹은 "그는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걸까?"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왜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했을까?" 혹은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심리는 어떤 것인가? 나는 그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런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114쪽

"너는 나를 미치게 만들고 있어."라고 다른 사람 탓을 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나는 지금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내 안의 무엇이 나를 이 지경으로 몰아가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115쪽

... 우리는 감정을 안으로만 삭여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터뜨려 관계를 망쳐서도 안된다. 관계에 대해 작업하면서 우리는 잠시 자신의 경험에서 물러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우리에게 골칫거리를 만들어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마음 속에 담아둠으로써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들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숨김없이 털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콤플렉스가 자신을 장악하도록 내버려두는 짓이다. 관계를 잘 유지하는 비결은 자신의 콤플렉스로부터 떨어져 그것을 객관화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게 맞서는 것이다. 콤플렉스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 자신의 순수한 감정과 콤플렉스가 활성화될 때 치솟는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콤플렉스에 저항할 수 없다. 만약 마음속에 감정을 담아두는 그릇이 없다면 우리는 콤플렉스와 맞서는 작업을 할 수 없다. -115-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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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편협하지 않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책이 모두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아니면 내가 그렇게 해석하면서 읽은 것일까?

[우연의 법칙]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 번 더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 진화에 대하여 간결하면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어서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전혀 진화에 관해 모르는 사람이 읽더라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  

  

 

 청소년용 소설이기는 하지만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읽어도 될 것 같다. 활자도 크고, 여백도 많고. 원본의 두께도 이 정도일 것 같지는 않지만, 술술 읽히는 내용이었다.

청소년기에 자기 주변과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나이가 들면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심각한지를 잊고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덜 민감해지는 것 같다. 사실 SF인 줄 알았다.

 

 

 

 이 책을 젊은 사람들도 이해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은 지금 기억이 안나는데, 손자손녀때문에 한 집에서 살게 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까운 사람들이 상처를 준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이해해 줄줄 알았던 사람이 하는 오해가 더 견디기 어려운 법인데, '경실'이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세태를 어쩌면 그렇게 잘 집어서 이야기를 하는지,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싶다. 부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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