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가 들려주는 꽃 이야기 - 꽃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사계절 여행 ㅣ 아르볼 상상나무
박원순 지음, 권혜나 그림, 이효범 감수 / 아르볼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책입니다. 협찬이지만 제가 직접 읽고 적은 기록입니다.


📖 정원사가 들려주는 꽃 이야기

      글 박원순 | 그림 권혜나 | 감수 이효범 | 지학사아르볼


지난봄부터 길가에 보이는 꽃들마다 이름을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다. 벚꽃부터 장미, 목련, 철쭉까지 눈에 띌 때마다 이름을 짚어주었더니 아이는 꽃을 지나칠 때마다 기억하고 먼저 아는 체를 했다. 그러다 여름으로 접어들며 만나게 된 수국을 보고 이름을 일러주었더니, 이제는 수국까지 만날 때마다 반갑게 외치는 게 아닌가. 아이의 호기심이 한창 샘솟는 이 시기를 결코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마주하게 된 《정원사가 들려주는 꽃 이야기》는 그렇게 내 눈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페이지를 넘겼을 때는 사실 조금 놀라기도 했다. 나는 단순히 다양한 꽃의 종류와 사진, 그리고 개화 시기 등이 나열된 흔한 '꽃 백과사전' 같은 구성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표면적인 정보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꽃이라는 존재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고 만들어지는지를 친절하게 서술하는 제목 그대로의 깊이 있는 '꽃 이야기'였다. 생각했던 형태가 아니라서 내심 아이가 지루해하면 어쩌나 실망 섞인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아이가 책에 엄청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백과사전식 나열보다 꽃의 구조를 다룬 본문 내용을 훨씬 더 집중해서 살펴보는 것이었다.


특히 '꽃의 모양'이라는 소제목 아래 단정꽃차례, 두상꽃차례, 산형꽃차례 등 조금은 낯설고 전문적인 개념들이 등장했을 때였다. 그림 속 산형꽃차례를 들여다보던 아이가 갑자기 "수국이 이렇게 생겼다"며,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모습을 스스로 떠올려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어른인 나조차 그냥 스쳐 지나칠 뻔했던 지식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기억해 내는 아이의 모습에, 속으로 몇 번이나 감탄하고 놀랐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관찰력과 흡수력은 늘 엄마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한 번에 모두 소화하기에는 지식의 양이 제법 많은 편이라 조금씩 분량을 나누어 함께 읽어 나갔는데, 다행히 아이가 거부감 없이 즐겁게 받아들였다. 덕분에 나 역시 어릴 적 과학 시간에 배웠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잊고 지냈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금 깨닫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평소 식물과 꽃에 작은 관심이라도 보이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책처럼 제대로 된 지식을 담은 도서를 슬며시 접해주기를 권한다. 엄마도 미처 몰랐던 아이만의 놀라운 관찰력과 탐구심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 아이의 손을 잡고 주변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을 찬찬히 살펴본 뒤, 이 책과 함께 다정한 탐구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정원사가들려주는꽃이야기 #꽃탐험대 #박원순 #권혜나 #지학사아르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똑똑하게 소리 내어 읽는 문해력 3 : 비문학 - 똑똑지미쌤의 저학년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 ㅣ 똑똑하게 문해력 3
이다희 지음, 조성호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책입니다. 협찬이지만 제가 직접 읽고 적은 기록입니다.




📖 똑똑하게 소리내어 읽는 문해력 3. 비문학

       이다희 | 서사원주니어



지난번 《똑똑하게 소리내어 읽는 문해력: 문학 편》 서평을 기쁘게 마무리한 후, 감사하게도 출판사로부터 비문학 편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아이의 문해력 성장에 꼭 필요한 훌륭한 교재를 연이어 선물로 받으니 양육자로서 무척 든든하고 기쁜 마음이 앞선다. 이번에 만난 비문학 편 역시 앞선 시리즈의 강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교재는 크게 설명문과 논설문 두 가지 갈래로 나뉘어 있다. 한쪽 면에는 아이들이 소리 내어 읽기 적절한 분량의 본문이 담겨 있고, 바로 옆 페이지에는 방금 읽은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가볍게 풀어볼 수 있는 재미있는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아이가 문장을 건너뛰지 않고 또박또박 정성스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직관적인 구조에 있다.


지난 문학 편의 경우 평소 그림책을 자주 접해온 아이들이라면 이야기의 흐름과 스토리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친숙한 내용 중심이었다. 반면, 이번 비문학 편의 설명문과 논설문은 아무래도 미취학인 우리 아이에게는 처음 접하는 낯선 문체와 구조라 초기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이렇게 좋은 교재를 통해 차근차근 매일 접해주다 보면, 어느샌가 긴 호흡의 비문학 지문도 쭉쭉 매끄럽게 잘 읽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본격적인 학습에 앞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활동 방법'란에는 설명문과 논설문의 특징에 따른 '읽은 후 활동법'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무척 유익했다. 부모가 억지로 주입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문장의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 글쓴이가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아이에게 거창하고 어려운 공부를 시키는 교재가 아니다. 하루에 딱 한 지문씩 부담 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최적의 루틴을 만들어 준다. 매일 꾸준히 소리 내어 읽는 습관이 쌓이다 보면, 우리 아이의 읽기 유창성과 문해력이 부쩍 자라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이에게 일찍부터 다양한 갈래의 글을 접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님들, 특히 딱딱한 비문학을 친근하게 시작하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똑똑하게소리내어읽는문해력 #이다희 #서사원주니어 #문해력교재 #초등문해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 ㅣ 북극곰 궁금해 31
앨리스 하먼 지음, 샘 웨델리치 그림, 조은영 옮김 / 북극곰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단한맘과 레이첼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

      앨리스 하먼 글 | 샘 웨딜리치 그림 | 조은영 옮김 | 북극곰


아이를 키우며 육아서나 교육 지침서를 읽다 보면 언제나 강조되는 것이 바로 '질문의 힘'이다. 하지만 애초에 평소 질문을 많이 던지지 않는 조용한(?) 성향의 엄마이다 보니,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유익하고 흥미로운 질문을 건넬 수 있을지 늘 고민을 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엉뚱한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 숨겨진 제대로 된 과학 지식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 책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도서였다.


이 책은 노벨상을 패러디하여 기발하고 독창적인 연구에 수여하는 '이그노벨상'의 흥미진진한 질문들과 과학적 사실들을 담고 있다. 책에 수록된 50여 개의 엉뚱한 질문 중 하나인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를 과감하게 메인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인 나조차도 호기심에 눈길이 가는데, 아이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실제로 택배 봉투를 뜯자마자 표지를 본 아이가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라며 눈을 반짝이며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펼쳐 들었을 정도다. 보통 이런 핵심 내용은 책의 중간 즈음에 감추어두기 마련인데, 이 책은 차례를 지나 과학적 사고의 단계를 가볍게 짚어준 뒤 곧바로 물고기 방귀에 대한 해답을 시원하게 내려준다. 덕분에 아이의 호기심을 초반에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책 속에는 물고기 이야기 외에도 한 번 보면 눈을 떼기 힘든 신비롭고 재미있는 지식들이 가득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쇠똥구리와 은하수에 관한 질문이었다. 밤하늘을 크게 가로지르는 은하수의 광경이, 쇠똥구리에게는 똥을 올바른 방향으로 굴려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어두운 밤에 쇠똥구리가 길을 잃지 않고 똑바로 가는 모습을 보고 과학자들이 호기심을 느껴 실험을 시작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무척 흥미진진했다. 글과 그림의 비율이 적절히 배분되어 있고, 쇠똥구리의 위대한 도전 과정이 간략한 만화 컷으로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 "다음엔 뭐가 나올까?" 하며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물고기의 방귀 신호부터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는 방향이 거대한 우주의 은하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까지, 이 모든 위대한 발견이 작은 '엉뚱한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새삼 신기하고 놀라웠다. 아이 역시 곁에서 함께 읽으며 퀴즈를 맞히듯 즐거워했다.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질문을 골라 볼 수 있고, 각 주제가 1~2페이지 내외의 짧고 임팩트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완독할 수 있는 책이다.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과 엉뚱한 질문을 흘려버리지 않고 따뜻하게 응원해 주고 싶은 부모님들, 그리고 재미와 과학적 지식을 동시에 잡고 싶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물고기가방귀를뀐다고 #앨리스하먼 #샘웨딜리치 #북극곰 #단단한맘레이첼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ㅣ 현자병법 1
항우 지음 / 블랙라벨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단한맘수련킴히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현자병법: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항우 | 모티브


막연히 역사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대한 장군으로만 알고 있었던 인물, 항우. 그동안 이름만 익히 들어왔던 항우의 일대기를 토대로 그가 지니고 있던 신념과 가치관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책이라기에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들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이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제법 강하게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역사 속 사기(史記)에 기록된 항우는 철저히 자신의 의지대로 싸우고 승리를 거두었으나, 결국엔 비장한 자결로 삶을 마감한 인물이다. 오늘날처럼 유약해지기 쉬운 시대에 항우가 보여준 강인한 정신은 분명 본받을 만한 가치가 있지만, 그의 지나치게 완고하고 뚝심 있는 의지를 현시대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때로는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고, 나 스스로를 세상과 동떨어진 고립된 존재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자연스레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에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항우의 모든 삶을 맹목적으로 본받자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던 그 단호한 태도만큼은 배워보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속에 담긴 항우의 선택과 거침없는 언사들은 생각보다 날이 서 있고 과격해서, 무작정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서평을 쓰는 내게도 참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결국 이 책은 읽는 이가 어떤 태도로 수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책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항우의 거침없는 마음가짐이 깊이 와닿아 그의 정신을 그대로 체화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누릴 수 있는 강력한 '자유'를 선물할 것이다. 반면 나처럼 약간의 거부감이 생겨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그 반작용을 통해 선별적으로 내 인생의 태도를 다시금 냉정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성찰의 기회를 줄 것이다.


무려 2천 년 전의 인물을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가 감히 온전히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항우의 불꽃 같았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아주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 타인의 시선과 목소리에 휘둘리며 언제까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선택만 할 것이냐고, 너의 인생을 책임지는 진짜 주인공은 대체 누구냐고 매섭게 일침을 가한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혹은 잦은 망설임과 결단력 부족으로 정작 내 삶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일상에 지쳐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거칠고 투박한 항우의 이야기를 거울삼아, 매일 피곤함에 지친 현대인들이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삶의 진정한 주권을 되찾고 스스로에게 자유를 선물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현자병법 #망설임은스스로를베는가장날카로운칼이다 #항우 #모티브 #르온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ㅣ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단한맘수련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초월자의 조건

      이클립스 | 모티브


이클립스 작가의 작품들은 전작에서도 늘 느꼈지만,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꿰뚫으며 거침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문장이 간결하고 소제목의 간격도 짧아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특유의 빠른 호흡 덕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여 쭉쭉 읽어내려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이번 책의 파트 1은 철학자 니체로 시작해서 니체로 끝을 맺는데, 그중에서도 앞부분에 다뤄진 니체의 '르상티망'과 어니스트 베커의 '죽음의 부정'을 매개로 쓰인 챕터들이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은 쉽게 말해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시기심이나 질투 같은 감정이다. 타인의 성공을 오롯이 축하해 주지 못하고 뒤에서 배아파하는 인간의 은밀한 심리를 명쾌하게 짚어내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특히 마음을 거세게 흔들었던 대목은 베커의 '죽음의 부정'을 다룬 챕터였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면서도 끊임없이 이를 부정하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언젠가 나 역시 스치듯 해본 적이 있는 생각이라 더욱 유심히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이룩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성취하려는 욕망의 시작에는 결국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본능이 깔려 있다는 분석은 너무나 정확해서 뼈를 맞은 듯 얼떨떨한 기분마저 들었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마치 죽음을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먼 손님처럼 대하곤 한다. 누구나 언제든 맞이할 수 있는 끝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뉴스 속의 안타까운 소식이나 타인의 일로 치부하며 외면하는 것이다. 그러나 책은 역설적이게도 그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초월자로서 삶으로 진입하는 길이라고 일깨워준다.


여러 구절 중에서도 "우리는 달리 살 방법이 없다. 다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는다. 어차피 삶의 끝에는 모두가 한 줌의 재로 돌아갈 텐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매 순간 치열하고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번 장은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 한구석에 깊숙이 치워두었던 '죽음'이라는 존재를 수면 위로 꺼내어, 한층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를 선물해 주었다.


만약 내가 20대의 젊은 날에 이 책을 읽었다면 그저 철학 책에 나오는 이론이나 줄거리 정도로 가볍게 넘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의 여러 굴곡을 지나온 지금의 나이기에, 이 무거운 주제를 한층 더 깊이 있고 진정성 있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챕터 하나를 읽어낸 것만으로도 이 책은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싶거나, 정제되지 않은 혼란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초월자의조건 #이클립스 #모티브 #단단한맘수련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