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ㅣ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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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맘수련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초월자의 조건

      이클립스 | 모티브


이클립스 작가의 작품들은 전작에서도 늘 느꼈지만,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꿰뚫으며 거침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문장이 간결하고 소제목의 간격도 짧아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특유의 빠른 호흡 덕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여 쭉쭉 읽어내려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이번 책의 파트 1은 철학자 니체로 시작해서 니체로 끝을 맺는데, 그중에서도 앞부분에 다뤄진 니체의 '르상티망'과 어니스트 베커의 '죽음의 부정'을 매개로 쓰인 챕터들이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은 쉽게 말해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시기심이나 질투 같은 감정이다. 타인의 성공을 오롯이 축하해 주지 못하고 뒤에서 배아파하는 인간의 은밀한 심리를 명쾌하게 짚어내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특히 마음을 거세게 흔들었던 대목은 베커의 '죽음의 부정'을 다룬 챕터였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면서도 끊임없이 이를 부정하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언젠가 나 역시 스치듯 해본 적이 있는 생각이라 더욱 유심히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이룩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성취하려는 욕망의 시작에는 결국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본능이 깔려 있다는 분석은 너무나 정확해서 뼈를 맞은 듯 얼떨떨한 기분마저 들었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마치 죽음을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먼 손님처럼 대하곤 한다. 누구나 언제든 맞이할 수 있는 끝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뉴스 속의 안타까운 소식이나 타인의 일로 치부하며 외면하는 것이다. 그러나 책은 역설적이게도 그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초월자로서 삶으로 진입하는 길이라고 일깨워준다.


여러 구절 중에서도 "우리는 달리 살 방법이 없다. 다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는다. 어차피 삶의 끝에는 모두가 한 줌의 재로 돌아갈 텐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매 순간 치열하고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번 장은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 한구석에 깊숙이 치워두었던 '죽음'이라는 존재를 수면 위로 꺼내어, 한층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를 선물해 주었다.


만약 내가 20대의 젊은 날에 이 책을 읽었다면 그저 철학 책에 나오는 이론이나 줄거리 정도로 가볍게 넘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의 여러 굴곡을 지나온 지금의 나이기에, 이 무거운 주제를 한층 더 깊이 있고 진정성 있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챕터 하나를 읽어낸 것만으로도 이 책은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싶거나, 정제되지 않은 혼란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초월자의조건 #이클립스 #모티브 #단단한맘수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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