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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단단한맘수련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 소설가 홍선기 엮음 | 모티브
지난번 모티브에서 나온 헤르만 헤세 관련 도서를 놓쳐 땅을 치고 후회했었는데, 이번에 카프카와 에곤 실레 책을 만나볼 수 있어서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작이었던 『헤르만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의 안부를 전하며』라는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조만간 찾아서 꼭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카프카라는 이름이 유독 익숙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속 이름이었다. 그 카프카가 이 카프카라니 내 기억력이 잘못된 건 아니었나 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방문판매가 성행했던 그 시절에 부모님이 몇십 권짜리 전집을 사주신 적이 있었다. 그때가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전집이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근현대 소설 모음과 세계 거장들의 단편 소설 모음집이었던 것 같다. 그 귀한 책들을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있어야 했는데 참 아쉽다. 아마도 학기 초마다 학교에 책을 한 권씩 꼭 가져다 내고 학급에서 관리하곤 했었는데, 연말이 되면 늘 분실되곤 하여 그렇게 한 권씩 잃어버리다가 나중에는 결국 처분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글이 많나 투덜대면서도, 부모님이 사준 책이니 나름대로 조금씩 읽었었나 보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그 당시 어린 내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소설 『변신』의 작가가 카프카였다니 정말 소름 돋는 반전이었다. 난 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변신』을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을까? 사람이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해버린 도입부를 보자마자, 한동안 나도 자고 일어나면 벌레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 섞인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내용은 몇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떠오르곤 하는 강렬한 기억이되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그 대단한 소설의 진짜 작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내 머릿속을 장악했던 거장이 바로 카프카였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카프카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마주하게 되니, 왜 그가 그토록 기괴하고 쓸쓸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깊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미술 전시회나 여느 미술 서적을 볼 때면 심심치 않게 마주했던 그림들이 있었는데, 바로 에곤 실레의 작품들이었다. 그의 그림을 볼 때면 사람의 신체를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약간은 뒤틀리고 기괴하게 그려낸 모습에 솔직히 그닥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 또한 작가의 불우한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고 나니, 왜 그가 이런 날것의 그림들을 그리게 되었는지 비로소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다가왔던 글과 그림들이, 거장들의 치열했던 인생을 알게 되면서 한층 더 깊이 있고 가깝게 다가오는 경험은 정말 새롭고 짜릿했다. 그래서 요즘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사전 배경지식들을 먼저 찾아보는 재미를 즐기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배경지식을 통해 새롭게 깨닫는 즐거움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잘 몰랐던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삶을 정교하게 해석해 주며, 카프카의 단편 소설과 에곤 실레의 명화들을 알차게 수록하고 있다. 이 얇은 한 권으로 위대한 두 거장의 예술 세계를 모두 살필 수는 없겠지만, 든든한 기초 다지기는 충분히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여기서 얻은 깊이 있는 기초 지식들 덕분에 앞으로 마주하게 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예술을 한층 더 깊은 시선으로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우리 삶에 깊이 있는 문학적 지식과 품격을 더해주는 『만나지 않은 쌍둥이』를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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