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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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홍어'는 김주영의 대하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 역시 객주의 서민을 발견 할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층 은유적인 심리묘사를 통한 여인의 한을 담는 모습은 새롭다. 어머니는 한 평생 아버지를 그린다. 사랑때문이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할수는 없겠지만... 아버지는 자유를 꿈꾼다.

초반에 나는 자유를 꿈꾸며 한없이 날길 원하는 아버지가 물속에서 날개짓하는 홍어와 닮은꼴 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그치만 구속을 그리워 하며 자식과 남편에 인생을 건듯 보였던 어머니의 자유의지는 상당히 잠재적이면서도 강렬하다. 아버지가 돌아온뒤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는 듯이 떠나가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홍어'가 보인다. 책임감, 즉 이성에 의지해 지금까지의 생활을 인고해 나갔다.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으려고 허물어지지 않으려고 한건 사회의 이목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였을 것이다.

그렇게 질긴 세월을 견디고 어머니는 날아 오른다. 그것이 창공이 아닌 물속에서 였다고 해도 이제 자유는 어머니의 것이다. 책임감이 철저한 어머니의 비행은 아름답지만 조금은 무서운 생각까지 들게한다. 이제는 아버지가 질긴 인내를 보여줄 시간이다. 어머니가 돌아올것 같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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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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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제일 발달한 문학 분야는 역사 소설이 아닌가 한다. 신문의 연재소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대하소설이라 불리는 장편의 소설이 많이 씌여졌고 그 길이와 끊임없는 내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역사를 주제로 한것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대체로 그 소설들은 다섯권정도를 넘는 것은 기본이요, 열권을 넘기는책들도 적다고 할수없다.

여기서 영원한 제국의 특징을 발견한다. 이 책은 역사속의 인물을 그리고 있음에도 한권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들어선 것도 긴,, 그리고 장대한 역사이야기에 길들여진 독자에게 신선함을 주었다는데 있다. 역사 소설을 표방하면서도 문체나 전개는 박진감 넘치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도 감칠맛난다. 영화를 보는듯한 영상미가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시도로까지 이어진듯하다. 영화에서는 그 긴박감을 살려내지 못한것이 아쉽지만 우리는 책에서 그것을 발견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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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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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여자로 당당히 살아남기란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다. 이제 많이 의식이 바뀌어 남여평등이 이루어 졌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뿌리깊은 의식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리 만무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교묘하고 견고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감마저 든다. 남녀의 문제를 가장 크게 드러내는 문제가 결혼이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여자가 여성의 이름으로 당당해 지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다. 이 책에서도 여성 작가가 세명의 여성의 발자취를 따르면 이 사회가 않고 있는 너무나도 견고한 틀을 읽어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결심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리라..' 하지만 그것이 끝이며 정답일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여성운동의 기치를 내걸겠다는 말은 아니며 패해의식에 기반을 둔 여성운동은 오히려 여성을 구속할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여성 혼자서 남자를, 배척하며..'가 아닌 남자의 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땅에 서보리라. 여성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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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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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20살을 갓 넘겼다. 그런 내가 관촌수필을 읽고 그때가 그립다고 말하는 것은 어찌보면 아주 우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그때가 그리움을 느낀다. 절실히 느낀다. 나는 그 이유를 이문구의 작품세계에서 찾는다. 그의 이야기가 어느시대 몇년의 한국 모습을 그리고 있느냐는 중요치않다. 적어도 나는 그것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치 않는다. 장소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우리만의 힘이 서려있다. 그시대 그 지역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한국인 이라면 한민족 이라면 느낄수 있는 어떤 향수같은 것을 자극한다. 할머니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집으로..'라는 영화를 보고 할머니를 그리며 눈물짖는 것과 같은 이치인것 같다. 나는 관촌 수필에서 우리네 인생을 느꼈고 배웠다. 그래서 한국의 문학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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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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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신경림도 지적하고 있듯이 한국인은 시를 즐겨 읽지 않을 뿐더러 외고 있는 시도 턱없이 적은 숫자다. 이 숫자를 이처럼 턱없이 낮추는데 나도 일조했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나는 시를 읽는(?) 감상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시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언어영역중 정복해야 할 한 단원에 불과하고 주제를 찾기엔 외우는 것이 타당히 생각되는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어떤 서글픔보다 역설이라는 애이불비라는 용어(?)만을 떠올리는 것이 우리나라 시 문화의 현주소이고 시 교육의 문제점일것이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교과서보다 뛰어난 지침서이다. 김수영의 풀을 문제집이 아닌 시집에서 이책에서 발견할수 있는 행운을 바라는 나, 하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언어들을 만날수 있으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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