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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199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홍어'는 김주영의 대하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 역시 객주의 서민을 발견 할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층 은유적인 심리묘사를 통한 여인의 한을 담는 모습은 새롭다. 어머니는 한 평생 아버지를 그린다. 사랑때문이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할수는 없겠지만... 아버지는 자유를 꿈꾼다.
초반에 나는 자유를 꿈꾸며 한없이 날길 원하는 아버지가 물속에서 날개짓하는 홍어와 닮은꼴 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그치만 구속을 그리워 하며 자식과 남편에 인생을 건듯 보였던 어머니의 자유의지는 상당히 잠재적이면서도 강렬하다. 아버지가 돌아온뒤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는 듯이 떠나가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홍어'가 보인다. 책임감, 즉 이성에 의지해 지금까지의 생활을 인고해 나갔다.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으려고 허물어지지 않으려고 한건 사회의 이목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였을 것이다.
그렇게 질긴 세월을 견디고 어머니는 날아 오른다. 그것이 창공이 아닌 물속에서 였다고 해도 이제 자유는 어머니의 것이다. 책임감이 철저한 어머니의 비행은 아름답지만 조금은 무서운 생각까지 들게한다. 이제는 아버지가 질긴 인내를 보여줄 시간이다. 어머니가 돌아올것 같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