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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뻬의 그림이야기 (전3권) - 속 깊은 이성친구+얼굴 빨개지는 아이+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열린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얼굴이 잘 빨개진다. 지금은 덜 하지만 학교 다닐때는 수술을 받아볼까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다. 이 책도 그 사실을 아는 친구가 선물해 주었다. 얼굴이 빨개진다는 사실. 그것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 또 화를 내거나 부끄럽다는 사실일 수 있으므로 비 이성적인 것으로 격하되기 싶다. 이 아이는 아니었지만 나는 감정때문에 얼굴이 빨개지곤 했기 때문에 그것이 더 창피했다. 내 감정을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아챈다는 것. 그것이 내가 그들보다 노련하지 못하며 어리석다는 느낌마져 갖게 했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쯤의 컴플렉스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재채기를 하는 아이와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는 불편이 있을 것이다. 때론 그것이 놀림감이 되기도 하겠지만 내가 그림 속에서 그 아이들을 찾아낼수 있었듯이 그들이 오랜 시간후에 재회를 할 수 있었듯이 그것은 그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보석이 될 수 있다. 나는 예전처럼 얼굴이 잘 빨개지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나의 마음을 꽁꽁 숨겨 버린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어른이 되어도 얼굴이 계속 빨간 그아이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계속 재채기를 해 대는 그 아이가 부러웠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속에는 여는 동화처럼 요정이 나오지도 않는다(고 장자끄 상뻬가 말했다). 그리고 그네들의 얼굴은 여전히 빨갛고 여전히 재채기를 해덴다. 그들은 어른이 되었다. 일에 시달리는 보통의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상뻬가 우리의 요정이다. 그는 그들을 계속 친구로 이어준다. 무엇이 현실인지는 알 수 없다. 바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위해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있는 세계는 요정들이 사는 세계일까?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이 셰계이길 바란다. 그리고 내 옆에도 서로의 특징을 정겹게 바라보아 줄수 있는 친구가 있기를 바란다. 내 옆에 앉아있는 친구와 아무말 없이 시간을 보내며 편안함을 느끼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