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병원에 있는데. 누나가 엄마보다 튼튼하구 강해."
"진짜? 보현이 누나 최고다. 그치."
"웅. 우리 누나 최고야. 나는 누나 없으면은못 살아."
보훈이가 진득한 검지로 본인의 볼을 긁었다. 이내 이어지는 그의 말은 내 심장까지 긁어댔다.
"누나가 엄마처럼 안 되면은 좋겠어."
刊어린아이의 눈에는 안 보이는 게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보훈이는 이미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또박또박 발음했다. 보훈이의 하루는 언니로부터 시작되고 끝난다. 누나가 세상의전부인 동생을 생각해서라도 묵묵히 버텨와야했을 언니는 죽음을 쉽게 택할 수도 버릴 수도없는, 꿈만을 좇아갈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비망한 갈림길에 우두커니 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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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쭈바 꼭지 아무에게나 못주지

보현 언니는 익숙한 듯 보훈이를 그 벤치에앉히고는 쭈쭈바 꼭지를 똑 따서 아이스크림 몸통 부분을 쥐여줬다. 언니가 남은 꼭지를 본인입으로 가져가던 순간, 보훈이가 인상을 찡그리며 투정부렸다. 그러더니 꼭지와 나를 반복해서손가락으로 쿡쿡 가리켰다. 그의 뜻을 알아챈보현 언니가 웃음을 터뜨렸다.
"소하야. 보훈이가 꼭지 너 먹으래. 여기."
"에?"
얼떨결에 손에 쥐게 된 꼭지와 그를 번갈아 쳐다볼 때도 먹는 데에만 집중하는 보훈이는 본인 나이에 비해 시크한 면이 있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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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오해받기쉬운 해초는 이 냄새로 본인이 살아있음을 증명해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해 왔을까?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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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아는 허망한 삶

그가 아무리 자세하게 얘기를 들려주었더라도 내가 헛된 열정을 낭비하면서 견뎌야 했던 불행한 시간들만큼은 그가 요약해 내지 못했을 거야.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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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너무 멀리 가 버린 거야. 내 본성을 스스로 선택한 일에 맞출 수밖에 없게 된 거지. 악의에 찬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붓느라 지치는 줄도 몰랐어. 이제 그 일이 끝난 거야. 저 사람이 내 마지막 희생자지!"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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