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식을 온 경찰서에 퍼뜨렸어요. 당신 자랑을 엄청 하고 다니던걸요."
닉의 웃음소리가 흉곽에서 나직이 울렸다. "그 남자 참 바보 같네요.""왜요? 술에 취하면 옛날 버릇이 나와서?""당신을 놓쳤으니까요."
지금 두려워해야 할 모든 것 가운데,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었다.
몇 시간이 지났다. 손가락이 아프고 머리는 피곤했다. 주방에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구운 빵, 찐 야채, 버터와 로즈마리를 바른 통닭 냄새였다. 아래층에서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 식탁 앞의 유아용 의자가 밀리는 소리, 베로가 저녁 식사 후 뒷정리를 하면서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소리가 들리는 사이 서재 창밖으로 밤이 찾아왔다. 내내 아무도 내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지난 2주 동안 여러 차례 선을 넘은 나지만 그녀가 내 잘못을 뒤집어쓰고 닉에게 체포되는 것을 두고만 본다면 나야말로 괴물이 되는 거 아닐까?여기까지.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여기까지였다. 죽은 해리스를 살려낼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이 대가를 치르는 건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