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체력을 안배하는 일

자신감이 생겨 우쭐해진 나머지 사이클 후반 너무 힘을 들인 탓에, 마라톤으로 넘어간 후의 페이스 조절에 애를 먹었다. 사이클의 최종 구간에서 의식적으로 힘을 아끼고 여력을 남겨서 마라톤으로 전환하는 것이 정상인데 한창 레이스 중에는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 때문에 전력으로 사이클을 타다 그대로 마라톤으로 돌입해버렸다. 의외로 다리가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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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발가벗고 거울 앞에 아무리 오랜 시간 바라보며 서 있는다 해도 인간의 속까지는비춰주지 않는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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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면서 어떻게든 계속 달리는 사이에, 75킬로 근처에서 뭔가가 슥 하고 빠져나갔다. 그런 감각이있었다. ‘빠져나갔다‘ 라는 말 이외에 그럴듯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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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면서 어떻게든 계속 달리는 사이에, 75킬로 근처에서 뭔가가 슥 하고 빠져나갔다. 그런 감각이있었다. ‘빠져나갔다‘ 라는 말 이외에 그럴듯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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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일에 길들여져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내 자랑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는 일에 길들여져 있다. 세상에는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산만큼있고, 아무리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산더미처럼 있다. 그러나 아마도 그녀들은 아직 그런 아픔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것을 지금부터 굳이 알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녀들의 유유히 흔들리는 자랑스러운 포니테일과 호리호리한 호전적인 다리를 쳐다보면서 나는 하릴없이 그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페이스를 지키면서 느긋하게 강변도로를 달린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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