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 캐릭터 잘 살린 이재욱

"...기차역."
그의 말을 놓칠세라 저마다 귀를 쫑긋기울였다. 은섭은 지나간 어느 하루의 기억을 담담히 꺼내놓았다.
기차역에서 해원이를 봤어. 가을 새벽이었고, 플랫폼에 단풍나무가 있었고, 그 옆에 해원이가 서 있었어. 그리고 기차가철길을 따라 들어왔지."
장우가 약간 얼빠진 얼굴로 되풀이했다.
기차가 철길을 따라..."
"옹, 무궁화기차였어."
"그래서?"
"뭐가 그래서야. 새벽 기차가 멈춘 곳에 해원이가 서 있었다니까. 그런데 어떻게 안 반해은섭은 다 말했다는 듯이 좌중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이해됐을 거라는 투로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장우가 박대표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수군거렸다.
"무궁화기차가 잘못한 걸까요."
"내 보기엔 단풍나무 비중이 더 크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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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랑은... 눈송이 같을 거라고 해원은 생각했다. 하나둘 흩날려 떨어질 땐 아무런 무게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덮고 지붕을 무너뜨리듯 빠져나오기 힘든부피로 다가올 것만 같다고. 그만두려면 지금 그래야 한다 샾었지만 그의 외로워 보이는 눈빛에서 피할 수가 없고, 그건 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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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뒤에그녀가 살기 시작했다.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다. 계속 보이니까. 사라지지 않는 잔상의 괴로움. 담요에 감싸인 그녀의 모습. 온종일 입술에 맴도는 첫 키스의 감촉.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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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빌려 갔다. 그녀가 그 책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할 수 없겠지. 가끔 생각한다. 열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을 열번 읽는 편이 더 많은 걸 얻게 한다고. 내겐 이 책이 그랬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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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오래 떨어져 지내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는 건 가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일까.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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