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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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블루의 곁에 배낭을 내려놓고, 그 안의 것들을하나씩 꺼내 늘어놓았다. 나무를 깎아 만든 조악한 장식품들이었다. 누군가의 얼굴, 사슴과 눈사람, 그리고 빛이 바래대로 바랜 노란 별. 남자가 말했다.
"당신을 계속 찾아다녔어. 아주 오랫동안."
남자가 블루의 손에 별을 쥐여주었다. 찰나, 생기를 잃어가던 블루의 눈에 빛이 내비쳤고, 블루의 머릿속에 아주오랫동안 잊고 살던 순간이 선명하게 펼쳐졌다. 도끼와 피와 질투와 후회와 괴로움에 잊고 살던 어떤 순간들이 트리에 걸린 장식품처럼 반짝이며 존재하던 기억이 맞아. 난 한때 이런 기억들로 살았다. 나를 이루고 나를 움직이게 만들던 시간들이 있었지. 스스로를 되찾은 블루는 너무 오래 부르지 못해 입 안에 갇혀버린 이름을 비로소 떠올렸다. 블루는 마지막 남은 온 힘을 다해, 세월의 먼지를 털어낸 그 이틈을 소리 내어 불러보았다.
"오랜만이야, 썸머."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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